즐거운 고통, 읽기작년 초 공직에 임명되고 나서부터는 책다운 책을 진득하게 읽기 어렵다. 몸도 마음도 바쁘니 한 자리에 몇 시간씩 며칠을 보내면서 책을 읽기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몸과 마음이 조금 지쳤다는 거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수백 쪽의 안건 보고서를 읽고 오면 집에선 당최 문자로 써진 어떤 것도 보기 싫다. 그저 머리 식힐 겸 영화나 보는 게 그나마 낙이다. 그 덕에 지난 한 해 수년 치 볼 영화를 한꺼번에 보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지난 며칠 간 열심히 읽은 책이 있다. 로맹가리의 (심민화 옮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동명의 영화를 보고 진한 감동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예사롭지 않은 모자지간의 사랑이 한 문호의 삶을 지배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바로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