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인생/인문명화산책 15

인문명화산책(5)아버지를 넘지 못한 아들…피테르 브뤼헬 부자 이야기

인문명화산책 5[아버지를 넘지 못한 아들…피테르 브뤼헬 부자 이야기] 요즘 그림을 보는 일이 잦아졌다. 그것들을 보면 뭔가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래서 한 점 한 점 설명을 붙이기 시작했다. 지난 번 처럼 열정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단지,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내가 선정한 명화를 둘러싼 이야기를 해볼 참이다. 명화를 감상하면서 인권, 평화 그리고 사랑을 이야기해 보고 싶다.------------피테르 브뤼헬(Peter Brueghel the Elder, 1525-1569) 이야기를 하면서 그 아들들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브뤼헬은 두 아들을 낳고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떴다. 그가 죽을 때 큰 아들 피테르(Peter Brueghel the Younger, 1565-163..

인문명화산책(6)피테르 브뢰헬, 16세기 네덜란드 결혼식을 그리다

인문명화산책(6)[피테르 브뢰헬, 16세기 네덜란드 결혼식을 그리다] 얼마 전 어느 결혼식장에 갔을 때의 일이다. 피로연장이 있는 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그림 한 점이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피테르 브뢰헬의 (1567)! 예식장 주인의 그림 안목이 여간 아니었다. 어쩜 피로연장에 저렇게 꼭 맞는 명화를 선택해 거기에 걸어두었을까. 오늘은 이 그림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해 보기로 한다. 내 눈에 들어온 것을 두서없이 정리한 것이다. 브뢰헬은 16세기 플랑드르 지방의 농촌풍경이나 농부들의 삶의 모습을 많이 그렸다. 그래서 그는 농부의 화가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그러니 이 그림이야말로 브뢰헬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미술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작품이다. 그림을 자세히 보도록 하자.우선 이 피로연이..

인문명화산책(7)피테르 브뢰헬, 쾌락과 절제의 싸움을 그리다

인문명화산책(7)[피테르 브뢰헬, 쾌락과 절제의 싸움을 그리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브라질에 갈 것이다. 거기에 가서 리우 카니발에 참가하고 싶다. ...거리를 꽉 매운 인파 속에 들어가 격렬하게 엉덩이를 놀리는 삼바 춤의 무희들과 한 바탕을 춤을 춘다. 그리고 먹고 마시면서 며칠을 딴 세상에서 살아본다. ... 한 순간의 쾌락이지만 그렇게 한번 살아보고 싶다. 그것이 나의 꿈틀거리는 육체적 본능이다. 피테르 브뤼헬, ‘사육제와 사순절 사이의 싸움’, 1559 내가 이런 꿈을 꾸는 것은 우리의 삶이 너무 팍팍하기 때문이다. 1년 열 두 달 뭐 하나 즐거운 때가 없다. 개인적으로야 간간히 그런 일이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겐 사회 전체가 즐기는 문화행사가 없다.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떠나 모든 사..

인문명화산책(8) 16년간의 기다림, 그녀를 만나다

인문명화산책(8)[16년간의 기다림, 그녀를 만나다] 내가 그녀를 알 게 된 것은 2000년 즈음으로 기억한다. 그때서야 그녀를 알게 된 것이 나로선 여간 서운한 일이 아니었다. 그녀가 살고 있는 집 앞을 몇 달간이나 매일같이 지나쳤음에도 나는 그녀의 존재를 알지 못했었다. 이 그림이야 워낙 유명하니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감상? 그저 조용히 계속 보고 있으면 된다. 눈을 보라, 입술을 보라 그리고 반짝이는 귀고리를 보라... 바로 이 소녀가 요하네스 베르메르(1632-1675)의 대표작 의 주인공이다. 지금 그 소녀는 헤이그 마우리츠후이스(Maurishuis) 미술관에 거하면서 수많은 팬들을 직접 만나고 있다. 그 미술관은 대형미술관은 아니지만 이 한 점의 보물—거기엔 또 다른 베르메르의 역작..

인문명화산책(9)죽어가는 왕비도, 황제의 대관식도 그린 변절자 루이 다비드

인문명화산책(9)[죽어가는 왕비도, 황제의 대관식도 그린 변절자 루이 다비드] 학기 중이라 시간이 걸리는 글을 쓰지 못했다. 일요일 잠시 시간을 내 연재하던 명화 이야기를 이어가 본다.-----젊은 시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다짐을 한다. 양심적인 사람, 도덕적인 사람, 진보적인 사람이 되어서 사회, 국가, 세상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맹세한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런 생각은 퇴색하고, 대부분 사람들은 급기야 전혀 딴판의 인간이 되고 만다. 이것이 보통 사람들의 인생사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조 있는 인물을 구한다. 나는 비록 배신자가 된다고 해도 우리를 이끄는 바로 그 사람만은 신념을 갖고 살길 바란다. 그 사람이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경우 우리는 혹독하게 그를 변절자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