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기쁨

뜻깊은 날

박찬운 교수 2019. 5. 28. 11:18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저희 학교(한양대) 개교 8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아침에 나오면서 마음이 조금 무거웠습니다. 학생들이 저를 만나면 부담이 될 텐데... 요즘 김영란법이다 뭐다 해서 학생들은 꽃 한 다발도 선생에게 주지 못합니다. 그러니 이런 날은 서로 보지 않는 게 상책이지요.

연구실에 앉아 있으니 멘티들과 함께 하는 단톡방을 통해 연락이 왔습니다. 멘티들이 찾아오겠다는 겁니다. 저는 이렇게 답변했지요. “오늘은 오지 말고 다른 날 오지 ㅎㅎ” 아 그런데 이 친구들이 부득불 잠시만 시간을 내달라고 하네요. 할 수 없이 점심 먹고 오라고 했습니다.

잠시 전 멘티 몇 명이 제 방을 다녀갔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가지고 왔는지 아십니까? 저는 그것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1, 2학년 멘티들 전원이 두꺼운 하얀 종이 위에 저에게 보내는 편지를 쓴 겁니다. 그리고 그 위에 두 송이 장미꽃! 로스쿨 학생들이 저런 것을 만들다니요! 중고등학생들이나 만들 만한 것을, 대학생도 아니고 전문교육을 받는 로스쿨 학생들이 이런 아기자기한 선물을 가져오다니요! 순간 제 눈가에 이슬이 맺혔습니다. 선생으로 산다는 것... 이럴 때는 솔직히 기분 좋습니다. 보람이 있습니다. 

 

 

멘티들 이름을 불러봅니다.

“찬연아! 선민아! 진우야! 주현아! 동혁아! 민영아! 고맙다. 너희들 이 선물 오래오래 간직하마. 로스쿨 생활 어렵지만 잘 견뎌내고 꼭 훌륭한 법조인이 되거라.

저도 제 멘티들에게 깜짝 선물을 하나 준비했습니다. 개교 80주년을 맞이해 8행시 응모전이 있었습니다. 며칠 전 메일을 보고 즉석에서 8행시를 지어 응모를 했는데 그게 당선작으로 뽑혔습니다. ㅎㅎ 오늘 그 8행시가 판넬로 제작되어 80주년 기념행사장에 전시 되었습니다.

멘티들에게 그것을 사진 찍어 보내 주었습니다. "너희들 선생이 이런 사람이야 ㅋㅋ"

(2019.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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