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도 전에 깨 책상 앞에 앉았다. 골똘히 생각했지만 답은 보이지 않는다. 삶이란 무엇인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50대 후반의 한 남자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묻고 또 묻는다. 아주 젊을 때 나는 교조주의에 물든 사람이었다. 원칙주의자였고 그것에 양보함이 없었다. 차 한 대 지나가지 않는 새벽 신호등 앞에서도 나는 언제나 녹색등이 들어오길 기다렸다. 불편해도 나는 이런 삶을 내 운명으로 받아들일 것을 추호도 의심치 않았다. 젊음의 본능이 넘칠 때도 나는 그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고, 그것을 통제하지 못하면 결코 상남자라 여기지 않았다. 젊은 도덕주의자로서 나는 양심에 가책을 주는 어떤 행위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나는 법률가로서 도덕의 법률화를 찬성했다. 나는 그렇게 20대 30대를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