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2

가고시마 여행기 1 시로야마에서 사쿠라지마를 보다

가고시마 여행기 1시로야마에서 사쿠라지마를 보다— 변방에서 시작된 혁명, 그리고 한 시대의 종언나는 지금 일본 가고시마의 시로야마에 서 있다. 발아래로 가고시마 시내가 낮게 엎드려 있고, 그 너머 가고시마만 한가운데에 화산섬 사쿠라지마가 묵묵히 떠 있다. 살아 있는 화산 앞의 고요함... 사쿠라지마의 정상에선 활화산을 증명하는 연기가 오늘도 분출한다. 토쿄나 오사카에서 기대하는 일본의 속도는 이곳에 없다. 대신 시간이 한 박자 늦게 흐르는 지방도시 특유의 정적이 있다. 그러나 바로 이 고요한 남쪽 변방이 일본 근대사의 출발선이었다.메이지 유신 이전, 이곳은 사쓰마번이었다. 일본 열도의 끝이었지만, 바다를 통해 세계로 열려 있던 땅이다. 규슈 북부의 나가사키, 그리고 그 너머 조슈번과 더불어, 사쓰마는 서..

영국이야기 19 UCL에서 제러미 벤담을 만나다

영국이야기 19UCL에서 제러미 벤담을 만나다 런던에 오면서 버트런드 러셀과 함께 꼭 만나고 싶었던 인물이 있었다. 러셀이 태어나기 한 세기 전(정확하게는 124년 전)에 태어난 철학자 제러미 벤담(1748-1832)이다. 철학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The greatest happiness of the greatest number)이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게 공리주의의 정수인 바, 철학자 벤담에서 비롯된 말이다. 공리주의 철학에 결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ㅡ공리주의는 소수자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최대다수의 행복만 추구하니 거기에서 소외되는 최소의 소수자는 불행해질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ㅡ민주주의 국가에서 이 철학만큼 ‘정당하고도 적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