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인생 98

독서가 취미라고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어보셨습니까?

독서가 취미라고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어보셨습니까? 독서가 취미라고요?“당신의 취미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예, 제 취미는 독서입니다”라고 답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취미를 중국어로 아이하오(愛好)라고 하니, 독서가 취미라는 분은 분명 책 읽는 것을 즐기고 좋아할 것입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만일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대단한 사람입니다. 아니, 그는 고통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정신적으로는 마조키스트입니다. 너무 과한 이야기인가요? 물론 독서 중에는 즐길 수 있는 책들이 있습니다. 어떤 책은 말 그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약간의 성적 판타지가 있는 책들은 독서 중에도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책을 읽으면서 즐겁다고 한다면 저도 단박에 그렇다고 할 것입..

새로운 미래모델, 저생존원가형 사회에 대하여

새로운 미래모델, 저생존원가형 사회에 대하여 "아, 이 월급으로 살기 힘들다. 작년이나 올해나 월급은 한푼도 올라가지 않았다. 아이들은 쑥쑥 커나가는 데 어떻게 살꼬?"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월급을 올리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물가를 낮추는 방법이다. 지금 우리에겐 어떤 것이 답일까? 경제가 경제학자의 몫만은 아니다. 나도 그것에 관심이 많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요즘 우리나라의 저성장을 걱정한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장을 해야 한다고 하는 데 그게 맞는 말인가? 저성장 속에서도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다가 우연히 한 챕터에서 탄성을 지르고 말았다. 내가 평..

별이 있는 한 우주는 아름답고, 인간이 있는 한 세상은 아름답다

별이 있는 한 우주는 아름답고, 인간이 있는 한 세상은 아름답다--김갑수의 신작 을 읽고--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지적 호기심은 나를 존재케 하는 원동력이다. 그런 것 때문인지 손에 책이 들려 있지 않으면 불안할 때가 많다.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고 아무리 읽어도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부족한 독서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분야는 역시 문학이다.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오랫동안 문학은 내게 지식도 교양도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 생각했다.그런 내가, 작년부터인가, 부쩍 소설을 많이 읽는다. 아마도 이건 나이 탓일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단편적인 것보다는 종합적인 것, 이성적인 것보다는 감성적인 것을 찾는다. 전문적인 것도 좋지만 그것만으론 삶의 본질적인 의문을 풀지 못한다. 이제 내가 읽어야 할..

소설가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하여

소설가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하여 내가 작가, 그 중에서도, 소설가에 대하여 무엇을 알랴. 이제껏 읽은 소설이 얼마나 된다고 작가에 대하여 말을 하랴. 작가는 나와는 무관한 사람이고, 피안의 세계에서 사는 별스런 인간이라고만 여겨왔다. 그럼에도 오늘 작가에 대해 간단히 말하고자 한다. 2년 전 우리 곁을 떠난 작가 최인호의 추모집 를 읽고 나니 무언가 하고픈 말이 있기 때문이다. 최인호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린다. 어떤 이는 그에 대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유려한 문체를 구사하면서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서 인간본질을 추구한 문호라고 극찬한다. 또 누구는 그를 70-80년대 엄혹한 세상에서, 저항정신이라는 작가정신을 외면한 채, 오로지 인기영합의 대중소설만 쓴 삼류작가라고 혹평한다. 나는 여기에서 그가..

빈센트 반 고흐, 새벽을 깨우다

박찬운 교수의 신간 혼신의 힘으로 쓴 특별한 저자 박찬운(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인권법 분야의 산 증인이자 개척자 중 한 사람입니다. 그는 변호사로 활동했고, 국제인권법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서를 낸 학자이기도 합니다. 그가 이번엔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이야기를 책으로 냈습니다. 저자는 평소 로스쿨에서 인권법을 연구하고 강의하면서 법학에 인문학적 정서를 연결시키는 데 깊은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그 관심은 법학분야를 넘어 지난 몇 년간 몇 권의 인문학 책으로 대중과 만났습니다. 2011년 , 2013년 (문광부 우수문학도서), 2014년 가 바로 그것들입니다. 이번의 는 저자의 4번째 인문 교양서로 그의 관심사가 이제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되었음을 알리는 반가운 저서입니다...

제러미 리프킨의 <한계비용 제로사회>를 읽고

제러미 리프킨의 를 읽고 주말을 이용해 책 한 권을 읽었다. 제러미 리프킨의 최근작 . 나는 얼마 전 리프킨의 초기작 를 소개하면서 그 책은 내 사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썼다. 한 권의 책이 한 지식인에게 그렇게 영향을 끼치긴 어려울 텐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놀라운 일이다.리프킨은 그간 를 비롯해서 한국에서 10권의 책을 번역·출판했다. . , , , , , , , 가 바로 그 북 리스트다. 엔트로피가 이들 책 중 서장에 해당하는 책이라면 는 종장에 해당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리프킨은 이제 더 이상 책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가 할 이야기는 다 했다. 만일 더 한다면 그것은 보족일 뿐이다. 그런데... 그가 서장인 에서 내다 본 세계와 종장인 에서 내다 본 세계가 근본적으로 ..

<그리스인 조르바> 어록집

어록집 크레타 섬의 카잔차키스 묘지, 사진 김원일 제공 올해가 얼마 안남았다. 잠시 한 해를 회상해 보니 한 권의 책이 가슴 속에 큰 여운으로 남아 있다. (카잔차키스, 이윤기 옮김). 몇 년 전 손에 잡았다가 웬지 내가 읽을 책이 아니라는 생각에, 책장에 그냥 꽂아버렸는데, 올해 무슨 바람이 불었는 지 그 책을 다시 들었다. 심란한 마음이 가득했던 때였다. 그런데, 이 책이 듣던대로 보통 소설이 아니었다. 명불허전! 책장을 덮을 때 마음이 애잔해졌다. 조르바! 그 사람이 웬지 남이라 여겨지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책을 펴고 내게 특별한 감상을 주었던 부분을 찾아 메모를 했다. 잊지 않기 위해... 오늘 다시 그것을 펴 이곳에 옮긴다. 에서 작가인 카잔차키스와 소설의 주인공인 조르바가 한 이야기를 들어보..

<자발적 복종>을 읽고 ...그리고 복종의 심리학

을 읽고 ...그리고 복종의 심리학 어제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에티엔 드 라 보에시의 (심영길, 목수정 옮김)을 읽었다. 16세기 라 보에시라는 18세의 프랑스 소년이 쓴 책이다. 절대왕권으로 들어가는 시기 그는 한 가지 의문을 품었다.왜 사람들은 저런 독재자에게 복종하는가? 왕이라 할지라도 한 인간이고, 그가 혼자서 열 사람, 백 사람을 이길 힘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수 천, 수 만의 민중은 어찌하여 저런 독재자에게 복종하는가?이 질문은 오늘 우리의 질문이기도 하다. 그의 말이 나의 가슴을 친다."독재자의 권력이란 그 권력에 종속된 다른 모든 이들이 그에게 건네준 힘일 뿐이다. 다른 모든 이들이 독재자를 참고 견디는 한, 그의 권력이 부리는 횡포는 계속될 것이다. 사람들이 독재자에게 저항하지 ..

독서가 취미라는 분들에게

[독서가 취미라는 분들에게] “당신의 취미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예 제 취미는 독서입니다”라고 답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취미를 중국어로 말하면 아이하오(愛好)라고 하니, 그것은 본질적으로 즐겁고 좋아하는 것입니다. 독서가 취미라는 분은 분명 책 읽는 것을 즐겁고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만일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대단한 사람입니다. 아니, 그는 고통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정신적으로는 비정상적 상태에 있는 마조키스트입니다. 너무 과한 이야기인가요? 물론 독서 중에는 즐길 수 있는 책들이 있습니다. 어떤 책은 말 그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약간의 성적 판타지가 있는 책들은 독서 중에도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책을 읽는 것은 그 자체가 황홀경..

법률가가 문학을 가까이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법률가가 문학을 가까이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지난 한 달 동안 과 완역본을 읽었습니다. 즐겁기도 했지만 순간순간 고통도 경험한 장정이었습니다. 아직도 저는 소설 속에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저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습니다. "나는 이 바쁜 와중에 왜 이런 책들을 읽었을까?" 어제 밤 문득 이런 생각을 하다가 새로 배달된 책 한 권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마사 누스바움의 . 이 책은 얼마 전 저의 동학이자 페친인 채형복 교수님(경북대 로스쿨 국제법 교수이자 시인)이 소개로 알게 되었습니다. 누스바움은 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철학자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분입니다. 이분은 정의와 인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철학자입니다. 그런 이유로 저의 강의에도 곧잘 언급되는 분입니다. 제가 보기엔 누스바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