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인생 98

인권고전강독11 당신은 독재자의 명령에 저항할 수 있는가

인권고전강독11 당신은 독재자의 명령에 저항할 수 있는가ㅡ스탠리 밀그램의 ㅡ 제도만으론 인권을 실현되지 않는다 인권은 법률이 잘 만들어지고 사법제도가 잘 운용되면 제대로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세계의 대부분 나라는 인권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들 나라엔 인권이 보장되는 헌법이 있고, 그것을 실천하는 법률이 있으며, 괜찮은 사법기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나라든지 인권문제가 없는 나라는 없다. 결코 인권은 제도로만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권이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선 제도 이외에 어떤 게 필요한가. 사람의 마음, 사람의 의지다. 그것이 없다면 인권은 종국적으로 종이 위의 권리일 뿐이다. 이런 점을 중시한다면 인권 실현을 위해선 사람의 마음을 공부해야 한다. 인간이 ..

인권고전강독9 자유주의 이론의 정수 ‘자유론’에 다가가기

인권고전강독9 자유주의 이론의 정수 ‘자유론’에 다가가기ㅡ존 스튜어트 밀의 ㅡ 공부라는 것 학창시절 공부를 잘하는 친구가 다 학자가 되진 않는다. 학자는 공부를 잘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서 되는 법이다.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의 특기는 인내를 잘하는 것이다. 그것 없이는 어떤 학문적 성과도 이룰 수 없다. 인내는 오랜 시간 땀을 내는 과정이다. 때론 신체에 무리가 가기도 하지만 견뎌야 한다. 무언가 성과를 내기를 위해선 어쩔 수 없다. 학자는 이것을 견뎌 어떤 학문적 성과를 내고, 그것이 끝나면, 또 다른 성과를 내기 위해, 다시 인내의 바다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것을 업으로 할 수 있는 사람만이 학자다. 인권강독을 하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이 강독을 하는 내 모습도 기본적으론 ..

인권고전강독 8 나는 자유주의자다

인권고전강독 8 나는 자유주의자다ㅡ버트런드 러셀의 ㅡ 나는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을 존경하고 사랑한다. 내가 그를 제대로 안 때로부터 ‘나는 러셀처럼 살다가, 러셀처럼 죽고 싶다’는 꿈을 간직해왔다. 그는 내가 사모하는 자유주의자의 표상이었다. 오늘 나는 그에 대해, 한 자유주의자에 대해, 그가 쓴 자서전을 기초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아래의 말은 오래 전부터 독자들에게 꼭 하고 싶었던 것이다. 러셀이 보내는 메시지다. 나는 학기 초가 되면 다음과 같은 러셀의 말로 수업을 시작한다. "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 서문)Three passions, si..

인권고전강독7 당신은 권리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인권고전강독7 당신은 권리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ㅡ루돌프 본 예링의 ㅡ 만만치 않은 책, 내가 법대에 들어가서 법률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 소개받은 책이 루돌프 폰 예링의 이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대출해 보니 책 두께가 의외로 얇았다. ‘야, 이것 별거 아니네. 한 두어 시간 투자하면 읽어 보겠지’하면서 책을 펼쳤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도대체 한 쪽도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번역도 문제가 있었겠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육중했다고나 할까, 글 자체가 내품는 엄청난 위력 앞에, 나는 주눅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법대 1학년 학생이 읽기에는 너무나 어려웠던 것이다. 결국 나는 이 책 읽기를 포기했다. 법대를 졸업하고 법률가의 길을 걸은 지 어느덧 30년이 넘었다. 그 사이 나는 몇 번..

인권고전강독 5 국민이기에 앞서 인간으로 사는 삶

인권고전강독 5 국민이기에 앞서 인간으로 사는 삶ㅡ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ㅡ 나는 국민이기에 앞서 인간으로 살고 싶다 몇 년 전 이명박 정부 시절 국방부에서 시중 서점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책들을 금서로 정한 다음 군인들에게 읽지 못하게 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뜻 있는 군법무관들이 그런 것은 헌법상의 사상·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헌법재판소는 이를 기각했다. 결국 국방부의 그런 조치가 대한민국 땅에서 허용된다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은 이에 동의하는가. 만일 동의한다면 더 이상 이 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 글은 독자 여러분을 위한 것이다. 나는 위 사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나..

인권고전강독1 인간 불평등의 기원

인권고전강독1 인간 불평등의 기원 “어떤 토지에 울타리를 두르고 “이것은 내 것이다”선언하는 일을 생각해 내고, 그것을 그대로 믿을 만큼 단순한 사람들을 찾아낸 최초의 사람은 정치사회(국가)의 창립자였다. 말뚝을 뽑아내고, 개천을 메우며 “이런 사기꾼이 하는 말 따위는 듣지 않도록 조심해라. 열매는 모든 사람의 것이며 토지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는다면 너희들은 파멸이다!” 동포들에게 외친 자가 있다고 한다면,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범죄와 전쟁과 살인, 그리고 얼마나 많은 비참함과 공포를 인류에게서 없애 주었겠는가?“ ((최석기 옮김), 94쪽) 이 말은 장 자크 루소(1712-1778)의 제2부 첫머리에 나온다. 내가 보기엔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이 바로 이 부분이며, 다른 부분은 이 말..

<경계인을 넘어서>을 내면서

을 내면서 저의 다섯 번째 인문서 (스마트북스)가 나왔습니다. 이 책은 지난 2년간 이 공간에서 페친 여러분과의 교감 속에 써내려간 글들이 기초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 기간 많은 글을 썼습니다. 대충 세어보니 200자 원고지 기준 6천 장 정도입니다. 제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이 정말 많았던 모양입니다. 저는 이 책에서 나와 우리 그리고 대한민국에 대한 평소 생각을 거침없이 썼습니다. 그것은 저의 세상에 대한 소망인 자유, 평등, 정의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살고 싶습니다. 이런 삶이 우리 모두의 삶이 되었으면 하는 강한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사랑하며 연대하는 삶, 그것이 저의 꿈입니다. 어떻게 사는 게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사는 길일까요. 곰곰이 생..

왜 그는 거리의 인문학자가 되었는가

왜 그는 거리의 인문학자가 되었는가-이도흠의 를 읽고- 이 글은 이도흠에 대한 헌사다이 글은 단순한 책 리뷰가 아니다. 이 글은 한 지식인, 한 대학교수에 대한 헌사다. 나는 지금 이 글을 호주 멜버른에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쓴다. 며칠 전 유엔 국제난민기구와 멜버른 대학이 공동주최하는 국제 워크샵에 참여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멜버른까지의 여정은 인천공항에서 장장 16시간. 나는 이 긴 시간을 이도흠의 최근작 와 함께 했다. 내가 이 책을 가져 온 것은 그저 시간을 때우기 위함이 아니었다. 언젠가부터 알고 싶었던 이도흠이라는 사람을 제대로 알기 위함이었다. 멜버른 대학 법대 회의장에서 본 멜버른 다운타운 멜버른 대학 법대 앞에서 필자 멜버른의 새벽은 번잡한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이 조용하다. ..

<사피엔스>로 보는 장대한 인류의 역사

로 보는 장대한 인류의 역사-인간으로 남을 것인가, 신이 될 것인가- 인문학의 기본적 관심은 인간에 대한 이해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 왔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등등의 문제는 역사, 종교, 철학, 문학 등 인문학의 각 분야가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고 자신의 입장에서 설명하고자 노력한다. 십 수 년 만에 맞이한 혹한의 주말에 2014년 출판된 이래 세계적으로 문제작이 된 유발 하라리의 를 완독했다. 웬만한 책이라면 책을 사서 일주일을 넘기지 않는데 이 책은 읽는 데만 3주나 걸렸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그 보다도 책 자체가 주는 부담감이 큰 원인이었다. 600쪽 가까운 볼륨에서 오는 부담감과 곱씹어서 읽지 ..

1년간의 침묵, 도올 김용옥이 고구려 기상을 안고 귀국하다

1년간의 침묵, 도올 김용옥이 고구려 기상을 안고 귀국하다--도올 김용옥의 중국일기 1-3권을 읽고-- 도올 김용옥. 대한민국 학자 중 이 사람만큼 유니크한 인물은 없을 듯하다. 아마도 도올이 세상을 등지는 날이면 그 주검 앞에 목 놓아 우는 이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리라. 나도 그 한 사람이 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죽음은 나이순이 아니니 도올이 나보다 더 장수하지 못하리란 법도 없다. 나이도 14살 차이밖에 나지 않으니 그리 큰 차도 아니다. 도올 김용옥, 누가 뭐라해도 도올 김용옥은 21세기 대한민국 최고의 사상가이다. 사진 JTBC. 그는 동서양 철학과 종교를 깊이 연구했다. 공자와 맹자를 설하면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등 서양고대철학자와 칸트, 헤겔, 러셀 등 서양 근현대철학자를 종횡무진 비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