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아닌 소설(3) 디케의 눈물 대법원 중앙홀에 있는 정의의 여신 디케, 우리의 여신은 어쩐 일인지 칼대신 법전을 들고 있고 감아야 할 눈은 뜨고 있다. 칼이 없으니 정의를 실천할 방법이 없고, 눈을 뜨고 있으니 공평하지도 않다. 1. 3년 전 이맘 때였을 거다. “변호사님, 아니 교수님, 저 강명식입니다. 오늘 소장 넣었습니다. 청구금액이 40억입니다.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좀 기다립시오. 제가 교수님께 한 턱 낼 때가 곧 올 겁니다.” “그래요? 근데 왜 이리 늦었습니까? 좀 빨리 하시지.” “아, 그게 생각보다 꽤 걸리더군요. 변호사 선임하는 데 시간 좀 걸렸죠.” 전화통에서 들리는 그의 말소리는 예전과 달리 나이를 잊을 정도로 힘이 넘쳤다. “변호사님, 제 나이가 올해 80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