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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단상 -커피 한 잔에서... -

박찬운 교수 2025. 5. 20. 16:55

점심 단상
-커피 한 잔에서... -

 


(정치라는 블랙홀이 일상을 빨아들이고 있는 이 때, 잠시 일상을 찾아봅니다.)


혼자 점심을 먹었다. 요즘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혼밥하는 일이 잦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기분이다. 시장통의 작은 밥집에서 담백한 음식으로 한 끼를 때우고, 익숙한 골목을 천천히 걷다가 단골 카페에 들어섰다. 창가 자리에 앉아 따뜻한 라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핸드폰 자판을 두드린다.


곧 둘째가 결혼한다. 이로써 자식 둘 모두가 스스로의 삶을 살아간다. 부모님은 오래전에 이미 내 곁을 떠나셨다. 처가 부모님도 세상을 뜨신지 오래다. 갑자기 가슴 한켠이 휑하다. 혼자가 된 느낌이다.


인생의 새로운 챕터에 들어섰다. 아직 노인이라는 소릴 들을 때는 아니나 인생 황혼은 멀지 않았다.


이제 당분간 누구를 키우고 보살피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오래 미뤄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해야겠다. 나를 만나는 시간이 지금부터 시작되었다.


식어 가는 커피 한잔에 인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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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상이 소중합니다. 이런 삶도 나라가 불안하면 누릴 수 없습니다. 우리가 정치를 멀리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부를 만들고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이 회복되길 빕니다.
(2025.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