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정치

정국에 대하여 한 마디

박찬운 교수 2019. 2. 13. 05:12

정국에 대하여 한 마디


점점 정국이 어려워져가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도가 반 토막 났다. 믿을 수 있는 수치인지 모르지만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차이가 한 자리 수로 좁혀졌다. 이렇게 가다가는 내년 총선을 기대할 수 없고, 만일 그런 사태가 온다면, 새로운 대한민국의 꿈은 영영 우리 손을 떠나게 된다.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으니 참으로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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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은 대통령만 바뀌었을 뿐 국회의 정치지형이 바뀌지 않았다는 데에서 근본적으로 기인한다. 2017년 5월 정권이 교체된 후 대통령은 수도 없이 개혁을 시도했지만 어느 것도 국회 문턱을 제대로 통과한 게 없다. 자한당은 이번 5.18 망언 파문에서 더욱 분명해졌지만 도저히 정상적인 공당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정당이 완강하게 국회에서 몽니를 부리는 한 개혁입법의 국회통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 상황에서 남은 1년 동안 국회를 정상화시켜 여러 개의 개혁입법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과욕이다. 어쩔 수 없이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몇 개의 개혁입법을 골라 그것에 전력투구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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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개각을 통해 심기일전의 자세를 보여 주어야 한다. 그동안 국회 사정이 나쁘긴 했지만 지지부진한 개혁성과의 책임을 모두 거기로 돌릴 순 없다. 정부의 능력부족도 한 원인이었고 그것은 장관들의 역량부족에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번 개각을 통해 강호의 인재를 모아 역대 최강 내각을 구성해 장관들이 개혁의 선봉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만은 야당의 도움 없이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인재를 구해야 한다. 아직 5년 중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 아닌가. 개혁을 하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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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발탁되는 장관은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분명한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는 자신의 언어로 누구에게든지 개혁의 필요성과 방향 그리고 방법을 선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능력과 함께 경륜의 중요성도 잊어서는 안 된다. 관료문화가 센 조직에선 (조직의 수장이) 경험이 일천하면 영이 서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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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법무장관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법무장관을 법조인으로 교체하는 경우, 적어도 이번만은, 검찰과 법무부 관료들이 무시하기 어려운 중량감 있는 법조인 중에서 임명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조직에 휘둘리지 않고 개혁 작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디 대통령 주변의 좁은 인재 풀을 고집하지 말고 널리 인재를 구하길 바란다.(2019. 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