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정치

이미선 재판관 후보자에게 바란다

박찬운 교수 2019. 4. 18. 19:50

나는 이미선 후보자를 모른다. 아쉽게도 내겐 헌재재판관으로 그가 적격자인지 마땅한 정보가 없다. 재산문제가 불거졌고 그로 인해 여론이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로선 그것은 결정적 하자가 아니라고 본다. 주식거래행위에 불법이 없었다면 그것 때문에 낙마되어선 안 된다.

내게, 나아가 문대통령의 지명권을 존중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그가 헌재재판관으로서 능력과 소신을 갖춘 법률가인가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평가를 하기 위한 정보가 부족하다. 다만 내가 존경하는 몇몇 법조인들이 후보자의 능력과 소신에 대해 공개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하는 것을 보고 다소 믿음이 가는 정도다.

이미선 후보자가 가장 염려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점이다. 재산문제 소명보다 소신과 능력에 대해 신뢰를 주어야 한다. 어떻게? 정치적 행위를 통해서 말이다.

재판관이 되는 과정은 순전히 정치적 과정이다. 정당간의 공방, 여론의 향배, 이를 토대로 한 대통령의 결단이다. 따라서 이후보자가 재판관이 되고 싶으면 이 과정에서 자신의 면모를 어떻게 해서라도 보여 줘야 한다. 좌고우면할 것 없이 청문과정에서 보여주지 못한 자신의 능력과 소신을 이 정치적 과정이 끝나기 전까지 스스로 드러내야 한다.

"내게 재판관의 기회가 주어지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나는 결코 남성과 주류의 숲속에서 웅크리지 않고 내 소신을 펴 나가겠다."

이런 결연한 의지를 자신의 목소리로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이후보자의 역량을 신뢰하고 지명한 대통령과 그 대통령의 지명을 존중하는 사람들에 대한 (후보자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치적 행위이다.

(2019.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