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정치

자베르의 나라 대한민국?

박찬운 교수 2017. 6. 19. 13:18

자베르의 나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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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장은 젊은 시절 미리엘 신부의 사제관에 몰래 들어가 은식기를 훔쳤다. 이로 인해 그는 평생 도망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자베르 경감의 끈질긴 추적! 그 피말리는 장면이 선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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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장은 그런 신세로 살면서도 평생 선한 행동을 그치지 않았다. 조그만 도시의 시장을 지내면서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 놓았고, 고아인 코제트를 친딸처럼 키워 멋진 청년 마리우스에게 시집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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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을 읽었다 하는 사람 중에서 장발장의 젊은 시절 범죄행위를 비난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오랜기간 장발장의 선행이 그것을 가려주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자베르의 추적이 적법한 행위라도 독자들에겐 악인의 행동 이상으로 보이질 않는다. 적법이 항상 선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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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한민국엔 장발장보다 자베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빅토르 위고가 자베르를 주인공으로 레미제라블을 다시 써도 한국에선 인기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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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가지 이것만은 알자. 레미제라블 어딜 봐도 자베르가 부정부패한 인간이라고 볼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비록 꽉 막히긴 했지만 정직하고 우직한 왕당파(보수우익) 였다는 사실이다. 


(제가 이 글을 쓴 이유에 대해선 미루어 짐작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