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정치

야당은 조국 대신 새로운 우병우를 원하는가

박찬운 교수 2017. 6. 20. 09:23

야당은 조국 대신 새로운 우병우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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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뭔가 꽉 막힌 기분이다. 야당의 발목잡기가 도를 넘었다. 대통령 탄핵이란 전대미문의 사태에서 출범한 정부에 대한 배려가 조금도 없다. 대통령이 장관임명을 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민들은 의석수만 믿고 어거지를 쓰는 야당을 당장이라도 해산시키고 싶지만 총선은 저 멀리 있다. 과연 문대통령은 이 국면을 어떻게 돌파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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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정국을 안정화시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야당이 동의할만한 사람 장관으로 지명하면 장관인사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문대통령의 선거공약인 각종 개혁을 사실상 포기하거나 연기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당은 그것을 원해 이렇게 막무가내로 청문정국을 몰고 가는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면 야당의 이 같은 공세는 계산상 손해다. 자기 손으로 제 발등을 찍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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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협조를 거부하면 새 정부의 개혁은 앞으로 나가기 힘들다. 그렇다고 다음총선 때까지 3년 동안 마냥 이렇게 보낼 수도 없다. 문대통령으로서는 다른 수단을 쓸 수밖에 없다. 검찰개혁을 할 게 아니라 그 권력을 이용해 다른 개혁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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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은 검찰개혁과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할 수 있는 적임자를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하고자 한다. 야당이 이것을 반대해 어깃장을 놓는다면 대통령은 할 수 없이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상황은 이렇게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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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수석은 조국 교수에서 검찰을 요리할 수 있는 검사출신으로 바뀔 것이다. 청와대에 새로운 우병우가 출현하는 것이다. 법무장관은 검사들의 명줄을 쥐고 흔들 대통령 대리인이 임명될 것이다. 검찰총장은 청와대 민정수석과 직거래가 가능한 충성심 있는 검사 중에서 임명한다. 거기에다 국정원의 국내정치 파트를 화려하게 부활시켜 정치인들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이 눈치만 주면 민정수석은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에게 뒤가 구린 정치인들을 하나씩 손보도록 할 것이다. 그리하면 다음 타자가 누가 될지 걱정하는 국회의원들로 인해 여의도는 꽁꽁 얼어붙을 것이다. 그 때 청와대는 원하는 것(꼭 해야 하는 개혁입법)들을 야당과 하나씩 거래하면서 국회 관문을 통과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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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끝까지 새 정부의 장관임명을 방해하고 개혁에 협조하지 않으면 이 방식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이게 야당에게 득이 될까 아니면 해가 될까. 야당이 지금 오판하고 있는 것은 문재인 표 개혁의 본질을 모르는 것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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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개혁의 본질은 사실 대통령 권력을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것이다. 검찰개혁이 바로 그것 아닌가. 역대 대통령 중 노무현을 빼고는 검찰권력을 대통령이 스스로 내려놓은 적이 없다. 지금 문대통령은 그것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에 훼방을 놓아? 그런 멍청이가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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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문대통령이 답답할 것은 없다.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개혁을 야당이 방해하면 조용히 옛날식으로 회귀해 검찰공화국을 만들면 된다. 야당이 정령 새로운 우병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줄 수밖에 없다. 문대통령을 지지하는국민들도 당분간 그것을 조용히 구경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2017.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