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몇 주간 조국 후보자 관련 글을 써왔다. 결론적으론 그의 장관임명을 지지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내 주변 분들조차 내게 직간접으로 우려를 표해왔다.
"박교수 신중하게 생각하세요. 박교수마저 부화뇌동 할 겁니까"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이 인간의 본성에 대해 한 말 중 내 기억 속에 남는 가장 유명한 말은 이것이다.
“이성은 정념의 노예”
합리적으로 따져보고 결론에 이른 판단이라도 그 이면엔 정념 곧 감정이 도사리고 있다. 인간의 어떤 판단도 감정을 떠나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것에 의해 지배된다는 것이다.
나는 조국 사태에서도 이런 인간의 본성을 여실히 본다. 조국이 법무장관으로서 결격자라고 판단하든, 충분한 자격자라고 판단하든, 그 판단을 이끄는 것은 냉철한 이성이 아니라 그것과는 상관이 없는 감정, 곧 호불호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든다. 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이 감정, 곧 정념이다.
무슨 이유에서든지 조국을 싫어하는 야당이나 언론사는 그를 공격하는 뉴스 만들기에 혈안이다. 조국을 싫어하는 시민들에겐 허무맹랑하게 그를 공격하는 가짜뉴스라도 진실로 받아들이는 데는 1초도 안 걸린다.
무슨 이유에서든지 조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웬만해서는 그의 허물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에겐 조국을 칭찬하는 뉴스에 무한 신뢰를 보낸다.
곰곰이 생각하면, 이런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내가 그동안 쓴 글도 이런 호불호의 감정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른다.
나는 어떤 연유인지 모르게 조국을 좋아하고 신뢰한다. 그러니 그에 대한 내 글이 냉철한 이성의 산물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나는 이 아침 이런 것을 생각하며 내 글을 다시 읽어본다. 과연 나의 판단은 옳은 것이었는가.
한 가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나는 항상 이런 한계 속에서 글을 쓴다는 것을 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쓰려고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쓴 조국 관련 글에 후회는 없다.
(2019.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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