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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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구실, 365일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나는 이곳을 지킨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엉덩이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이게 과연 어쩔 수 없는 현상인가? 옛날보다 판단도 느리고 행동도 굼뜨다.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귀찮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사람 만나는 것도 귀찮고 새롭게 일 벌이는 일은 더욱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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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다 마귀‘가 내 몸과 영혼을 갉아먹는다. 이 마귀를 떨구어내야 하는 데 어떻게 하면 될까? 나이 먹음의 장점, 그 경륜의 강점은 살리면서도, 무슨 일이든지 내가 해야 할 일을 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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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이 있건 없건, 특별히 연구거리가 있건 없건, 아침 일찍 연구실로 나와 하루 종일 떠나지 않는다. 그런 생활이 어느덧 12년이 넘었다. 이제 이 생활에 너무 익숙해졌다. 어디에서 모임이 있어도 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 찾아오는 사람은 막지 않지만 나보고 나와 달라고 하면 대부분 거절한다. 많은 일거리가 그 사람을 만남으로써 시작되는데... 나는 번번이 기회를 차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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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할 때다. 내년이 되면 이런 ‘귀찮다 마귀’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 같다. 나도 이제 한 때를 말하면서 과거를 회고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나이가 나에게 준 얄궂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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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 몸무게를 빼고 날씬한 몸매를 만들어야겠다. 아마도 이것이 ‘귀찮다 마귀’를 쫓아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지 모르겠다.
(2018.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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