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단상

1인 언론사 공정 언론관 ㅎㅎ

박찬운 교수 2019. 1. 27. 11:12

1인 언론사 공정 언론관 ㅎㅎ


어제 밤에 친구삭제에 관한 글을 하나 올리고 잠을 청했더니 마음이 우울했던지 잠자리가 뒤숭숭했다. 눈꺼풀이 무겁지만 새벽에 일어나 페북을 여니 어느 페친(변호사)의 글이 보인다. 그런데 이건 웬일인가. 나를 곡학아세하는 교수라고 욕하는 글이다. 며칠 전 내가 올린 국회의원 이익충돌에 관한 글을 읽고 나를 그렇게 평가하기로 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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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페친들 중 일부는 내게서 너무 많은 것을 원한다. 아마 내가 가끔 우스갯소리로 했던 1인 언론사란 말을 정말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중동을 욕하는 마음이 내게까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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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도 우스갯소리가 될는지 모르겠지만, 내 그런 분들을 위해 오늘, 언론사 사주이자 대표기자로서 잠시 나의 공정언론관을 피력해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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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곳이 새로운 정보를 취득하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민주주의의 공론장이 되길 간절히 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글쓰기 에티켓이 필요하다. 내가 이곳에서 나름 철저히 지키려고 하는 그것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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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나는 이곳에 올라오는 글 중 내 시각과 다른 것이 보일 때는 대부분 그냥 스쳐 지나간다. 물론 가끔 사실관계가 맞지 않거나 정말로 큰 오해를 하고 있는 글엔 간단히 내 의견을 쓰는 경우가 있지만 글쓴이가 무안하지 않도록 나름 배려한다. 더욱 그 글이 주관적 의견이나 주장일 때는 댓글 쓰는 것을 삼간다. 그런 의견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것으로 족하지 굳이 거기에 댓글을 써서 논쟁을 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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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나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의견을 말할 때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한다. 보도를 접하고 바로 내 의견을 말하는 적이 거의 없다. 일단 사실관계를 알아봐야 하고, 그 다음 그것이 갖는 의미를 다각도로 살펴본 다음, 내가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정리가 되어야, 비로소 한 마디 한다. 그것도 내가 잘 알 수 있는 영역이어야 한다. 아마도 이것은 내가 교수이고 법률가라는 직업을 갖고 있기에 나타나는 특성일 것이다. 그런데 어떤 페친은 나의 이런 태도에 대해 비겁하다고 말한다. 당신 정도의 사람이 왜 그런 문제엔 의견을 내지 않느냐고 야유한다. 나로선 이해할 수 없는 태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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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나는 어떤 사람이 쓴 글이 도저히 내 상식으론 맞지 않는 경우엔, 적절한 기회에 친삭을 하는 한이 있어도, 그것을 이유로 그에 대해 공개적으로 인격적 공격은 하지 않는다. 어떤 페친은 내 글을 보고 반대의견의 댓글을 다는 것을 넘어 공개적으로 야유와 모욕을 하는데, 나는 그런 글을 볼 때마다 황당함을 넘어 비애감을 느낀다. 그렇게 인신을 공격해서 남는 게 무엇일까. 나는 결코 그런 글을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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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나는 이 공간이 살벌하지 않길 바란다. 나는 이곳이 사람들이 살맛나는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희망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나름 객쩍은 이야기도 하는 것이다. 며칠 전 올린 빨간 머리 애인 이야기는 그런 유의 글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런 글을 보면 그냥 웃고 지나갈 것이다. 그런데 꼭 어떤 사람은 팔자 좋은 놈이 글재주 부린다고 야유한다. 신문도 머리 아픈 정치면 기사만 있는 게 아닌데 어찌 내게서 그런 낭만을 뺏어가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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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나의 공정언론관이다. 내가 이곳에 글을 쓰는 한 이런 견지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내게서 그 이상을 바라는 분들이 없길 바란다. 글 쓰는 일도 쉬운 게 아니다.(2019.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