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변호인 2

믿음이 논리를 압도하는 변호, 그것은 법률가의 길이 아니다

믿음이 논리를 압도하는 변호, 그것은 법률가의 길이 아니다  법률해석은 단순히 법조문을 보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것은 엄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쟁점이 되는 법률문제가 있을 때는 우선 법전을 찾아 해당 조문을 정확히 읽어야 한다.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주석서, 교과서를 읽어야 하고 판례를 찾아봐야 한다. 누가 뭐라 해도 법률가는 법전을 끼고 살아야 하고 그 적정한 해석을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한다. 내가 지난 두 달 이상 윤석열의 변호인과 윤석열을 옹호하는 법률가들(이하 윤의 법률가들)의 주장을 대하면서 그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냉철하게 이야기하면, 윤의 법률가들은 법전을 제대로 읽지 않으며, 읽어도 편견에 사로잡힌 해석에 도취되어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일까?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

말쉐버와 윤석열의 변호인

말쉐버와 윤석열의 변호인  말쉐버(Malesherbes, 1721-1794)라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프랑스의 18세기 법률가다. 내가 이 사람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얼마 전 작고하신 강신옥 변호사님이 70년대 민청학년 사건 피고인들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긴급조치 위반으로 법정에 섰을 때 직접 작성한 항소이유서를 통해서다. 강변호사님은 항소이유서에서 변호인의 임무를 말하면서 국민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할 군주를 변호한 말쉐버의 일화를 소개한다.  말쉐버는 프랑스 부르봉 왕조의 루이 16세 때 고관대작을 지내다가 프랑스 혁명기엔 이미 은퇴하여 스위스에서 조용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조국에서 혁명이 일어나고 급기야는 자신이 모시던 왕이 재판을 받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파리에서 오는 소문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