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지혜

페북 신(新) 십계명

박찬운 교수 2017. 12. 26. 10:25

페북 신(新) 십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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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이 공간에서 잘 놀았습니다. 별로 후회는 없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페북을 많이 하다 보니 고민도 커져 갑니다. 이 공간과 나와의 관계를 잘 정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곧 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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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 명 가까운 친구가 있다 보니 온갖 글들이 다 올라옵니다. 페친의 글에서 많이 배웁니다만 때때로 이 공간이 시끄럽고 혼탁하기까지 합니다. 욕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큰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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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페북 초기 시절 제 나름의 원칙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페북 십계명’을 만들어 실천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십계명에 많은 페친들이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그 뒤 몇 년이 지난 지금, 저의 환경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페친 수, 포스팅의 수, 페친들의 반응 등등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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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은 제 담벼락의 분위기입니다. 그런대로 품위를 유지하면서 페친들과 교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놀랍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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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평소 페북을 대하는 태도를 새로운 십계명으로 정리했습니다. 적어도 저는 이런 자세로 페북에 들어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한 번 들어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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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신(新) 십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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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분 나쁜 글을 보아도 너무 노여워하지 말라. sns 공간이란 익명에 얼굴 보지 않고 이야기가 오가니 좀 험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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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혀 동의할 수 없고 모욕적인 댓글이 달리면, 싸우지 말고, 삭제하고 작성자를 차단하라. 뭐, 그런 사람들과 죽자 살자 싸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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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좋은 글을 보면 칭찬하라. 칭찬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렵나.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아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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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당신도 열심히 써서 친구들에게 당신의 뜻을 전하라. 정치적 의사는 뜻을 밝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것이 sns 시대에 맞는 민주주의다. 이곳은 글쓰기 연습장으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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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좋은 글은 널리 공유하라. 세상은 혼자 바꿀 수가 없다. 좋은 글을 퍼뜨려 한 사람이라도 동지를 만드는 게 행동하는 양심이며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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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적인 이야기 올리는 것을 삼가라. 호기에 연애담을 올리고 나면 후회하는 법이다. 가까운 사람 험담하는 것도 삼가라. 이곳에 글을 올리는 순간 프라이버시는 포기했다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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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직접 전화하고, 직접 만나는 관계를 경시하지 말라. sns에 익숙하면 모든 걸 문자로 보내려고 하지만 그건 아니다. 손을 잡고 볼을 부비는 그 관계를 무시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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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간간히 단절을 경험하라. sns의 관계는 전기가 끊어지는 순간 절연된다. 그 순간을 사전에 인위적으로 경험하라. 그래야 속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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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순간순간 나를 돌아보라. 전철 속에서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라. 스마트폰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그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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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서로 배우는 것을 격려하라. 이곳은 잘 사용하는 이에겐 교학상장의 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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