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단상-나의 독락당에서- 이제 성적 처리도 다했으니 방학이 시작되었다. 캠퍼스 여기저기에서 왁자지껄하던 학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교수들도 어딜 갔는지 연구실 방문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나만이 적막강산 절간에 버려진 느낌이다. 나는 이 고요함이 좋다. 누구로부터도 방해받지 않는 이 공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며 자판을 두드리는 내 모습이 좋다. 이 순간만큼은 돈도 싫고 권력도 싫다. 나의 이 절대적 자유를 그 무엇이 만들어 줄 수 있겠는가. 나는 5-6평의 이 공간에서 절대적으로 군림하는 군주다. 오늘 점심 시간은 멀리 산책을 했다. 뙤약볕을 맞으며 한 시간 이상 걸어 얼마 전 알아 놓은 맛집 하나를 찾아갔다. 장안평에 있는 조그만 노포 국숫집이다. 고기국수로 유명한 이 국숫집은 그 흔한 인터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