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단상 .내 연구실, 365일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나는 이곳을 지킨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엉덩이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이게 과연 어쩔 수 없는 현상인가? 옛날보다 판단도 느리고 행동도 굼뜨다.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귀찮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사람 만나는 것도 귀찮고 새롭게 일 벌이는 일은 더욱 귀찮다. .‘귀찮다 마귀‘가 내 몸과 영혼을 갉아먹는다. 이 마귀를 떨구어내야 하는 데 어떻게 하면 될까? 나이 먹음의 장점, 그 경륜의 강점은 살리면서도, 무슨 일이든지 내가 해야 할 일을 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수는 없을까? .나는 일이 있건 없건, 특별히 연구거리가 있건 없건, 아침 일찍 연구실로 나와 하루 종일 떠나지 않는다. 그런 생활이 어느덧 12년이 넘었다. 이제 이 생활에 너무 익숙해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