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Essays 68

내가 페북에 빠진 이유에 대하여

내가 페북에 빠진 이유에 대하여 고독한 사나이 빈센트 반 고흐, 2016년 가을 생레미 요양소에서 (이 글에 나의 마음을 담았다. 나는 이런 글을 공개적으로 써 본 일이 없다. 어쩜 창피하다. 그럼에도 동병상련의 친구들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을 갖고 여기에 이 글을 남긴다. 창밖을 스치는 바람이 완연히 가을이다.) 대학원에 다니는 딸의 한마디가 폐부를 찌른다. “아빠, 페북 그만 좀 하세요. 무슨 대학교수가 그렇게 매일같이 페북에 글을 올려요?” 걔 말에 나는 이렇게 응수하고 싶었다. “애야, 나도 외롭단다. 나도 하고 싶은 말 좀 하고 살면 안 되겠니.” (딸아, 미안하다. 공개적으로 이런 말을 해서... 너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란다. 아빠 맘도 이해해 주렴...ㅜㅜ) 그렇다. 내가 요즘 페북에 탐닉한다..

Best Essays 2015.09.27

소통 그리고 의식의 르네상스에 대하여

소통 그리고 의식의 르네상스에 대하여 르네상스 시기 독일 화가 뒤러는 자의식이 강한 자화상을 그렸다. 나는 이 그림을 통해 르네상스가 개인을 발견한 시대라는 것을 실감나게 느낀다. 1. 이 사회의 소통부재의 철학적 기초를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이 아침 나의 페친들에게 감히 드리는 도전적 질문이다. 누군가가 나를 외국인으로 착각하고 그것을 물어보면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한국 사람은 아직도 중세에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권위라는 신이 명령하는 세계에서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한 인간이라는 사실, 자기 자신이 한 개인으로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어야 한다는 의식입니다. 그리고 내 앞에 있는 당신도, 그런 존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한국 사람에겐 그런 의식이..

소년의 눈물

소년의 눈물 (이 글은 내 인생 최초의 공개 고백록이다. 며칠 동안 고민했다. 이런 글을 페북에 올려도 되는 지에 대하여...) 창밖에 가을바람이 소슬하다.지난 주 ‘내가 페북에 빠진 이유에 대하여’를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뜨겁게 공감해 주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나는 그 글에서 수다는 여자들의 전매특허가 아니라고 했다. 남자도 가끔은 수다를 떨어야 한다. 마음속에 있는 말을 누군가에게 내어놓고 살지 않으면 병이 된다.이제 밤이 되니, 어쩐지 마음이 감상에 젖는다. 진짜 수다—아니 이것은 진지한 고백이다--를 떨고 싶다. 비록 우리가 허공에서 만나 이야기를 주고받더라도 좋다. 나는 지금 마음 속 깊이 오랜 세월 자리 잡고 있는 이야기 한 보따리를 풀어 놓지 않으면 안 된다.많은 분들이 나보고 인..

Best Essays 2015.09.27

페이스 북 십계명

페북 10계명나는 아직 페북 초년병이다. 지난 몇 달간 페북에 빠졌을 뿐이다. 하지만 그 정도의 경험만으로도 페북 문화에 대해서 한 마디 할 수 있을 것 같다. 페북은 엄청난 문화현상이다. 이것은 우리 세대에게 축복이자 재앙이다. 제대로 사용한다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 폐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요 며칠 만나는 사람마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페북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해 보았다. 그렇게 해서 서로 공감 할 수 있는 페북 10계명--혹시 50대 쉰세대의 페북 10계명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지만--을 만들었다. 그것을 오늘 공개한다!!이 계명이 부디 페북 공간에서 페친들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즐겁게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든데 일조하..

Best Essays 2015.09.27

이디스에게

[나의 이디스에게] 사랑의 열병으로 밤을 지새운 분들에게 이글을 드립니다. ....내가 버트런드 러셀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가 지극히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가 사랑의 열정이 자신을 지배한 첫 번째 열정이었다고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만일 러셀의 생애가 그 뛰어난 지성만을 보여주었더라면 나는 그를 존경하기는 했겠지만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러셀은 젊은 시절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는 영국의 귀족 집안에서 자랐다. 당시 영국 사회의 도덕률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인간의 본능은 중시되지 않았고 이성의 통제 대상으로만 생각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허위의식에 가득 찬 도덕관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그는 본능에 기초한 남녀의 사랑을 강조했다. 자유연애를 지지했고 사랑하..

Best Essays 2015.09.26

아메리칸 드림 v. 유로피언 드림

[아메리칸 드림 v. 유로피언 드림] 인간의 사고는 자신의 경험을 넘지 못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매우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논쟁하지만 대부분 자신의 경험에 기초하여 결론을 내고자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복지논쟁을 하면서 저는 이런 현상을 자주 목격합니다. 우리 정부에서 주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 온 박사들입니다. 특히 경제정책은 그 정도가 심합니다. 이들은 미국에서의 경험에 익숙하기 때문에 중요 사안의 결정을 미국식으로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복지논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복지정책도 미국식으로 바라보고 거기에서의 방식으로 한국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행스럽게도 그 경험이 좀 다릅니다. 저는 젊은 시절 짧지만 미국을 경험했고, 나이 들어 유럽에 관심..

얀테라겐의 나라 스웨덴의 국민의식

[얀테라겐의 나라 스웨덴의 국민의식] 몇 년 전 스웨덴에서 1년간 연구년을 보내기 위해 준비를 하면서 그곳에 관한 책 몇 권을 샀다. 그 때까지만 해도 스웨덴이란 나라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단지 북구라파의 복지국가라는 정도? 그것이 내가 아는 스웨덴의 전부였다. 그 때 산 책 중에서 내게 스웨덴의 면모를 가장 쉽고, 내용 있게 알려준 게 신필균 선생의 이란 책이었다. 이 책은 저자가 복지전문가로서 오래 동안 스웨덴에서 살았던 경험에 기초하여 쓰여 진 책이었기에, 어떤 책보다도 복지국가를 이해하고자 했던 내게, 최상의 정보를 제공했다. 오늘 아침 나는 일찍 일어나 이 책을 꺼내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그 중에서 맨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얀테라겐’이라는 말에 눈길이 간다. 얀테라겐(..

칼국수 철학

칼국수 철학 대한민국엔 건설은 있지만 건축은 없다. 하루가 다르게 건물은 하늘을 채우고 있지만 거기에서 어떤 문화와 철학을 읽을 수 있는가. 모든 건물이 천편일률적으로 기능만 앞세우지 미적 요소나 자연과의 조화, 역사적 맥락이나 문화적 요소를 담진 못하고 있다. 서울을 대표하는 소위 랜드마크 건물도 그것을 만든 건설회사는 알지 모르지만 그것을 설계한 건축가는 모른다. 삼성동 코엑스 빌딩은 누가 설계를 했는가, 도곡동의 거대 거주 공간 타워팰리스는 누구의 작품인가. 나만 모르는가? 아마 나의 페친들도 모를 것이다. 알 수가 없다. 한 마디 더 하자. 이 나라는 건축가나 건축 장인들을 너무나 홀대한다. 수년간 복원에 힘써 마침내 조선궁궐의 위용을 갖춘 경북궁을 세상에 선보일 때도 이를 총지휘한 대목장의 이름..

Best Essays 201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