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인생/티벳여행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전 포탈라 (티벳여행기4)

박찬운 교수 2019. 7. 8. 20:47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티벳의 명소를 찾아가 보자. 이번 여행에서 직접 본 몇 곳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 볼 것이다

 

포탈라 궁의 야경, 포탈라는 밤에 보아야 그 신비함을 느낄 수 있다. 라사 한 가운데 홍산이란 조그만 동산 위에 진흙과 나무로만 된 궁전이 있다. 맑은 밤하늘엔 뭉게구름이 흘러간다. 한폭의 그림이라고나 할까, 인간이 만든 조형적 아름다움을 뛰어넘는 신비함이 느껴진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전, 포탈라궁

내가 오랫동안 티벳 여행을 동경하면서 내 머릿속을 지배해온 곳이 바로 이곳이다. 티벳의 상징이자 티벳 불교의 넘버 원 상징이다.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한 달라이 라마 14세가 1959년까지 정무를 보면서 살았던 곳이다. 현재의 궁은 17세기 달라이 라마 5세에 의해 건립되었다.

달라이 라마 5세는 티벳 근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이 사람 때부터 티벳은 청의 종주권 하에서 달라이 라마가 티벳을 지배했다. 포탈라궁이 있었던 자리는 7세기 송창감포 시절에 이미 궁궐로 만들어졌다고 하나 그후 모두 파괴가 되었다. 달라이 라마 5세는 바로 티벳을 통일하고 불교를 들여온 티벳인의 영원한 영웅의 전당에 새로운 궁궐을 만든 것이다.

포탈라 궁의 야경은 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신비한 모습이 달리 보인다.

포탈라 궁은 홍궁과 백궁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상층부 붉은색 부분은 홍궁, 아랫부분은 백궁이다. 홍궁은 달라이 라마가 정무를 보고 불교의 수장으로서 각종 의식을 하는 불당, 역대 달라이 라마의 영탑(무덤) 등이 있고, 백궁은 달라이 라마의 처소이다. 여행자들은 주로 맨 꼭대기 층인 13층까지 걸어 올라간 다음 거기에서 홍궁을 관람하며 아래로 내려온다. 라사의 다른 사원도 들어갈 때 보안체크가 있지만 이곳의 보안체크는 매우 심하다. 외국인의 경우는 여권까지 제출하며 신분을 확인한다. 사진촬영의 경우 외부는 찍을 수 있지만 내부는 엄격히 통제한다. 그 때문에 그 찬란한 불교유물을 보았으면서도 사진 한 장을 찍지 못했다.

포탈라 궁에 오르면 라사 시내 곳곳을 조망할 수 있다. 대단히 큰 분지 내로 얄륭짱포 강이 흐르고 그 주변에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관람한 내용 하나하나를 소개할 순 없지만 일견 오지이자 은둔의 땅이라 불린 티벳에 이런 엄청난 불교미술이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분명 세계 몇 대 불가사의라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생각하면 티벳이 이런 유례없는 불교문화를 만들어낸 것은 7세기 불교 전래 이후 이곳이 장안-라사-네팔-인도 등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오아시스 길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길을 통해 중국 본토와 인도의 최상급 예술가와 장인들이 모여들었던 것이다.

달라이 라마가 정무를 본 백궁, 포탈라 궁의 맨 꼭대기다.

한 가지 경이적인 것은 엄청난 규모의 포탈라궁은 오로지 진흙과 나무로만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층계나 바닥을 보면 언뜻 반질반질한 세멘 콘크리트를 볼 수 있는데, 설명을 들어보면 그게 소위 도게다시가 아니라, 굳은 진흙을 야크 버터로 문질러 왁싱을 한 것이다. 관리가 지속되는 한 포탈라궁은 천 년 만 년을 갈 수 있는 궁이다.

나는 궁을 나오면서 푸른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을 보았다. 그리고 궁 아래로 펼쳐진 라사 시내를 보았다. 순간 스페인 그라나다의 알함브라가 떠올랐다. 여기까지 오기 전엔 인류사에서 만든 가장 아름다운 궁전이 알함브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01971일부터 나는 이렇게 말하리라.

포탈라 궁에서 보는 하늘, 티벳의 짙푸른 하늘...거기에 뭉게구름이 흘러간다. 눈이 시릴 정도다.
포탈라 궁에서 시내를 배경으로 한 컷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전은 신성한 땅이란 뜻을 가진 티벳 라사의 포탈라궁이다. 이견이 있는 사람은 그곳을 가보라. 내 말이 결코 거짓이 아님을 알 것이다.“

달라이 라마의 여름 궁전, 노블링카

이곳은 달라이 라마의 여름궁전이다. 1751년 달라이 라마 7세에 의해 건립되었다. 36만 평방미터의 꽤 끈 규모로 넓은 정원과 연못이 있다. 노블링카는 현재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운 달라이 라마 14세가 망명 직전까지 살았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대부분의 여행 책자에 나오는 궁전이 달라이 라마 14세가 거처한 곳이다. 이곳에 들어가면 달라이 라마가 사용한 현대식 침실이나 목욕탕을 볼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애용한 필립스 전축이다. 20대의 달라이 라마는 망명 전까지 이곳에서 살면서 변화하는 국제정세, 중국의 침략을 온몸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젊은 종교지도자이자 통치자의 고뇌를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노블링카의 이모저모, 맨 위가 현존하는 달라이 라마 14세가 1959년 인도로 망명 전까지 살았던 여름 궁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