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지혜

나의 페북 십계명, 세계 최고 페부커의 비결-조국 사태를 경험하면서-

박찬운 교수 2019. 9. 12. 04:34

무한공유로 페북 공간을 바꿉시다!!!!!

저는 대학교수로서 SNS 공간에서 지난 수년 간 활동해 왔습니다. 보람도 있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특히 지난 한 달간 조국 사태가 벌어지면서, 전쟁터가 된 이 공간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과연 제가 언제까지 이곳에 들어와야 할지 고민도 했습니다.

자뻑입니다만, ㅎㅎ 저는 대한민국 아니 세계 최고의 페부커라는 긍지를 갖고 삽니다. 제가 관리하는 담벼락을 둘러보십시오. 이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아실 겁니다. 이 공간이 전쟁터라도 제 담벼락은 평화를 유지합니다. 제가 민감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제 공간에서만큼은 큰 소란이 없습니다.

제 페친들은 서로 공감하고, 자신들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때론 생각을 달리할 때라도 조용히 한 마디하고 물러납니다. 5천 명 친구, 1만 5천명 팔로워가 있고, 시시때때로 논쟁적인 글을 씀에도, 이런 담벼락을 유지한다는 것은 한국적 상황에선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오늘 제가 그 비결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이것은 지난 6년 간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페북 십계명의 결정판입니다. 적어도 저는 이런 자세로 페북에 들어옵니다. 그것이 대한민국 아니 세계 최고 페부커의 비결입니다. ㅎㅎ. 이 비결이 여러분들에게도,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에도,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한 번 들어보시지요.


[페북 십계명]

1. 기분 나쁜 글을 보아도 너무 노여워하지 말라. SNS 공간이란 익명에 얼굴 보지 않고 이야기가 오가니 좀 험악할 수 있다. 그런 글일수록 더 정중하게 답글을 달아라. 인자무적! 여기서 실천하자.

2. 전혀 동의할 수 없고 모욕적인 댓글이 달리면, 싸우지 말고, 삭제하고 작성자를 차단하라. 그런 사람들과 죽자 살자 싸울 필요 없다. 내 능력으로 상대를 설득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버려라. 과유불급!

3. 좋은 글을 보면 칭찬하라. 칭찬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렵나.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아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는가.

4. 당신도 열심히 써서 친구들에게 당신의 뜻을 전하라. 여론은 뜻을 밝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것이 SNS 시대의 민주주의다. 이곳을 민주주의의 공론장으로 만들어 보자.

5. 좋은 글은 널리 공유하라. 세상은 혼자 바꿀 수가 없다. 좋은 글을 퍼뜨려 한 사람이라도 동지를 만드는 게 행동하는 양심이며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6. 친구가 많은 사람은 글 쓰는 데, 신중하고 또 신중하라. 사적인 이야기 올리는 것을 삼가라. 호기에 연애담을 올리고 나면 후회하는 법이다. 가까운 사람 험담하는 것도 삼가라. 이곳에 글을 올리는 순간 물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7. 직접 전화하고, 직접 만나는 관계를 경시하지 말라. SNS에 익숙하면 모든 걸 문자로 보내려고 하지만 그건 아니다. 손을 잡고 볼을 부비는 그 관계를 무시해선 안 된다.

8. 간간히 단절을 경험하라. SNS의 관계는 전기가 끊어지는 순간 절연된다. 그 순간을 사전에 인위적으로 경험하라. 그래야 속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9. 순간순간 나를 돌아보라. 전철 속에서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라. 스마트폰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그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다.

10. 서로 배우는 것을 격려하라. 이곳은 잘 사용하는 이에겐 교학상장의 도장이다.

(2019. 9. 11.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