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야기 15 ‘목마와 숙녀’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를 찾아 타비스톡 공원 내의 버지니아 울프 동상, 누군가가 이른 아침 꽃 한 다발을 올려 놓았다. 누굴까? 내가 버지니아 울프란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학창시절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를 알고부터이다. 한국전쟁이 휩쓸고 간 그 좌절과 혼돈의 시절에 그런 감성적인 시를 썼다는 게 믿을 수 없었다. 거기에서 보게 된 이름이 버지니아 울프. 시는 설명이 없지만, 나는 거기에서 그녀가 지적이지만 슬픈 존재임을 알았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