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아닌 소설(4)눈카마스 1. 6월 4일 저녁이 다가온다. 나는 천주교 신자가 아님에도 매년 이날 저녁 7시가 되면 성당을 찾는다. 저녁 미사를 보면서 추모할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년 동안 내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었다. 그를 추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그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그 약속을, 나는 오늘도 지켜야 한다. 성당의 종소리가 들린다. 나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2. 1995년 6월 7일 아침이었다. 나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 그 순간을 똑똑히 기억한다.“어, 이게 뭐야. 김수상? 어디서 들어 본 사람인데...” “여보, 누구? 김수상이 뭐하는 사람이야”“아ㅡ ” 내 입에서 장탄식이 터졌다.그날 조간 맨 뒷면 사회면에는 이런 기사가 1단으로 나와 있었다. “김수상, 27세, 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