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12.3. 내란 사태

마은혁에 대한 가처분, 어떻게 할 것인가?

박찬운 교수 2025. 3. 30. 15:36

마은혁에 대한 가처분, 어떻게 할 것인가?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군요. 이 정국이 풀려야 편히 잠을 잘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밤새 생각에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정국에 도움이 될까요? 저는 대한민국의 법률가입니다. 우리가 가꾸어온 수 십 년 간의 법치주의 역사를 되돌리지 않고 이 사태가 해결되길 바랍니다. 윤석열 한 사람 때문에 우리 법률을, 우리가 배운 교과서를 휴지통에 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 속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1.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현시점에서 마은혁 후보자가 즉시 재판관 지위를 얻어 직무에 돌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돌파구를 열기 위해 법률가들이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가장 빠른 방법은 헌재에 임시의 지위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이다. 보도에 의하면 이미 국회의장은 그 신청을 했다고 한다. 나는 그 가처분 신청이 가능하다면 지금 즉시 헌재가 마은혁 후보자가 일할 수 있도록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처분 신청이 논리만 갖춘다면 동의해줄 재판관 수는 문제가 안 된다. 이런 가처분 결정은 재판관 6명이 아니라 5명의 찬성만 있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2.

그러나 헌재가 대통령 권한 대행의 임명 부작위에 대해 위헌 확인을 넘어 후보자에게 직접 임시의 지위를 주는 결정은 법 이론적으로 쉽지 않다. 가장 어려운 난제는 이런 결정은 권력분립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즉 이렇게 헌재가 임시 지위를 인정하면 사실상 재판관 임명을 헌재가 하는 것이니, 이것은 우리 헌법이 예정한 헌재의 권한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 헌재는 마은혁 불임명 권한쟁의 사건(2025헌라1)에서 국회 측의 재판관 임명 의제 청구에 대해, 국가기관의 부작위가 다른 국가기관의 권한을 침해할 경우 그 권한침해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일정한 법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결정은 할 수 없다고 재판관 전원일치로 각하한 바 있다. 따라서 마은혁 후보자에게 임시적 지위를 부여하는 가처분은 이러한 논리를 뛰어넘는 이론을 개발하지 않는 한 어려울 수밖에 없다(부디 이 논리를 뛰어넘는 논리 개발을 누군가가 해주길 기대한다.)

 

3.

이런 이유로 나는 가처분을 신청한다면 다른 내용의 청구를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인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가처분은 무엇일까? 마은혁에 대한 임명을 의제하는 가처분 결정은 어렵더라도 한덕수를 좀 더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 끝에 시간을 정해 한덕수가 임명토록 명령하는 가처분은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해, 이를 제안하는 바이다.

 

, 가처분을 통해 한덕수는 가처분 결정문을 송부받은 때로부터 24시간 이내에 마은혁을 임명해야 한다"는 헌재 결정을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임명 의제 가처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종전 권한쟁의 인용결정보다는 분명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결정이 될 것이기에, 한덕수에 대해 보다 확실한 임명 압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4.

그렇다면 이런 형태의 가처분 결정을 받는 것은 가능할까? 나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헌재는 이미 마은혁에 대해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판관으로 임명하여야 할 헌법상 작위의무가 있고, 이것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을 통한 헌법재판소 구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언했다. 따라서 최상목의 헌법적 의무를 승계한 한덕수에게 마은혁을 임명해야 하는 헌법적 의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상목과 그 의무를 승계한 한덕수는 결정이 있은 지 한 달이 지나도록 마은혁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이 상황에서 헌재가 국회 측으로부터 또다시 한덕수의 부작위에 따른 권한쟁의와 그에 수반된 가처분 신청을 받는다면, 헌재는 헌법 수호를 위해 보다 가시적인 결정을 발 빠르게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시간을 정한 다음 그때까지 임명하지 않으면 헌법 위반이 된다는 것을 보다 분명하게 선언하는 것이다.

이런 가처분 결정은 헌재가 대통령의 임명권을 빼앗아 직접 행사하는 것이 아니므로 권한 침해 확인을 넘어 일정한 법적 관계를 직접 형성하는 결정이 아니다. 이것은 단지 시한을 정한 의무 확인이다. 더욱 지금은 헌재의 기능 마비가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이런 결정은 헌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한 행사에 불과하다.

 

5.

시한을 정해 마은혁을 임명하라는 가처분 결정이 나온 뒤에도 물론 한덕수가 마은혁을 임명하지 않을 수 있으나, 그 경우는 종전의 변명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종전에는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고 하면서도 그 이행의 시기는 권한대행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변명이라도 할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그것마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헌재 결정에 명백히 반하는 상황이 그를 기다릴 것이다. 그 사이 국민적 저항과 야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터이니, 한덕수에겐 임명 외에는 피할 수 있는 구멍이 없을 것이다. 이것은 헌법 위반은 물론이거니와 형법 상 직무유기의 범죄행위도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외통수, 빼박에 걸리는 것이다.

 

6.

나는 오늘 당장 국회 측에서 이런 내용의 가처분 청구를 추가하길 바란다. 피청구인 측의 답변은 기다려야 하니 청구인 측이 서두른다면 앞으로 72시간 내에 이런 가처분 결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청구인 측의 발빠른 대응을 기대한다. 부디 헌재가 기존의 청구와 이것을 선택적으로 판단해, 둘 중 어느 하나를 인용해 줄 것을 두 손 모아 빈다.

 

7.

이 글을 읽는 일반 시민은 이런 제안을 법률가의 한가한 소리라고 할 지 모른다. 그렇게 봐도 어쩔 수 없다. 원래 법적 절차란 이런 것이다. 그것을 윤석열이라는 인간 때문에 깰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는 바로 법 없는 원시 사회로 돌아가는 것이다. 법률가는 시민의 목소리를 따라가면서 질서를 잡는 것이다. 시민(나도 시민이다)은 광장에 나가 열심히 외치자. "헌재는 즉각 윤석열을 파면하라!" 법률가는 그 목소리를 듣고 그것을 어떻게 받들까 고민하는 것이다. 그것이 법률가의 숙명이다. (2025.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