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인생/영국이야기

영국이야기 7 더블린의 감동

박찬운 교수 2016. 8. 28. 16:48

영국이야기 7


더블린의 감동




더블린에 잠시 왔습니다. 런던에서 더블린은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닿습니다. 저가항공 라이언 에어를 타니 왕복 10만원도 채 되지 않는군요. 서울에서 제주도 간다 생각하면 될 정도입니다.


더블린 거리를 거닐면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일견 더블린은 영국입장에서 보면 시골 동네에 불과합니다. 건물 하나하나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규모도 작고 예술성도 떨어집니다. 영국에 사는 사람들이 일부러 돈 들여 이곳에 올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나라에서 문학이 탄생했습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버나드 쇼, 윌리엄 에이츠, 사무엘 베켓, 셰이머스 히니가 바로 이곳 아이랜드 더블린 출신입니다.


그뿐만입니까. 걸리버 여행기를 쓴 조나탄 스위프트도, 아니 문학사의 한 획을 긋는 제임스 조이스도, 오스카 와일드도 바로 이곳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입니다.


어떻게 이런 위대한 문학가들이 이 좁은 바닥, 영국 입장에서 보면 변방 중의 변방에서 탄생할 수 있었을까? 이것이 저의 의문입니다.


좀 더 공부를 해보아야겠지만, 소외와 차별이 그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류의 반란입니다. 이류가 진정 일류가 되는 법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저는 이것이 아일랜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라고 봅니다.


아일랜드는 오랜 세월 영국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독립을 이룬지는 아직 100년이 안 됩니다. 베켓과 히니의 문학을 제외하곤 모두가 영국 지배 시기에 나온 문학입니다.


모름지기 일류대학을 나와 평생 일류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좋은 문학이 나올 수 없습니다. 문학은 고민과 갈등 그리고 번민 속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것이 없다면 공감하는 사람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제 머리 속에 서울대 출신의 소설가가 생각나지 않는군요)


또 하나 아일랜드에서 문학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자존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에겐 그것이 있었기에 지성을 존중하는 깊은 전통이 있었습니다. 비록 영국에 비하면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세계 지성의 조류를 읽을 수 있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가능케 한 대표적 교육기관이 1592년 세워진 트리니티 칼리지입니다.


더블린 시내 한 가운데에 있는 칼리지에 들어오는 순간 아일랜드인의 자부심을 알 수 있습니다. 영국인들도 런던 한 가운데에 옥스퍼드나 케임브릿지를 만들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일랜드인들은 수도 한 가운데 금싸라기 땅 위에 대학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 한 가운데에 도서관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백년 전에 만들어진 도서관에 들어가는 순간 저는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아일랜드인들에게 이런 도서관이 있었기에 거기에서 조나탄 스위프트가, 제임스 조이스가, 버나드 쇼가, 윌리엄 예이츠가 , 오스카 와일드가 탄생한 것이지요.(물론 이들이 모두 이 대학 출신이란 것은 아닙니다)


제가 그 감동을 간단한 동영상으로 전합니다. 즉석에서 원고 없이 만든 것이라 내용이 거칠고 발음도 엉망입니다. 마지막 부분은 잘리기까지 ㅎㅎ. 하지만 제 감동은 전달되리라 믿습니다.


(2016.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