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적 상황에서 무망한 희망을 위해 기도합시다
지금 많은 분들이 이번 선거를 절망적으로 보고 있군요. 적어도 지역구 선거에선 여당의 압도적 승리가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소선거구제에서 야당이 분열되면 생길 수밖에 없는 필연적 결과라는 것이지요. 예측 상 새누리가 200석 이상의 의석을 넉근히 차지할 것이란 겁니다.
사실 이것은 국민 입장에선 너무나 억울한 일입니다. 선거가 민의를 반영해야 하는 데, 이렇게 되면, 선거가 무용지물이지 않습니까? 새누리당이 지금 잘해 보았자 40% 내외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해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가져간다는 것입니까?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제도를 만들지 못하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하나마나라는 것이 바로 이것을 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제도를 바꿀 수 없는 상황이니 이 이야기는 오늘 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선거제도에서 민의가 어느 정도 반영되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야권이 단일화를 해야 합니다. 호남과 영남은 단일화와 관계없이 선거결과가 나올 곳이니 이게 필요한 곳은 수도권입니다. 현재 수도권의 대부분 상황이 야권분열(정확하게 말하면 민주당 분열)로 새누리가 간발의 차로(혹은 아주 여유있게) 1등을 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정당 지지율이 대체로 새누리 30-35%, 더민주 25-30%, 국민의당 10%(정의당 제외)입니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보면 야권이 단일화만 하면 절대적으로 우세한데 분열되어 있기 때문에 그 반대가 된 것입니다.
‘정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군요.’
국민의당은 지역구에서 후보자간 연대도 하지 못하도록 단속을 하고 있습니다. 새누리 입장에선 손뼉을 치고 춤을 출 상황입니다. 도대체 이 상황에서 새누리의 압승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겠습니까? 무망한 희망 두 가지를 열거해 볼까요?
첫째, 국민의당 후보자들이 중앙당이나 안철수의 생각을 무시하고 과감하게 단일화 대열에 나서는 것입니다. 더민주도 단일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유권자로서 제발 빕니다.
‘국민의당 후보자님, 저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십시오! 김종인 대표님, 단일화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보십시오!’
둘째, 우리 유권자들이 투표 잘하는 겁니다. 야권단일화가 물건너 갔다고 생각하면 유일하게 기댈 것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입니다. 될 만한 야권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어야 합니다. 이거 참으로 무망한 일입니다. 수도권 유권자들 대부분이 이런 정도의 생각을 할 정도라면 사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 텐데... 그런 무망한 희망을 이번에 기대하다니 말입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빌어보아야지요.
‘수도권 유권자들이여, 될 만한 야권 후보자를 밀어주십시오!’
거기에다가 부수적으로 이런 희망을 걸어 봅니다.
야권이 초토화되어도 떨어질 사람 몇 사람은 꼭 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선거 후 닥칠 야권의 재편을 생각해서 말입니다. 선거가 끝나면 이제 곧 대선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누가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저 10%의 분열을 만든 장본인들입니다.
'유권자들이여, 몇 군데에선 여권 후보자가 당선되어도 좋으니 문제적 야권 후보자를 징벌하소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하죠. 선거 후 희망사항입니다.
200석 이상의 의석을 갖는 여당과 그것을 손바닥의 공기돌처럼 다루는 대통령, 그것은 생각 만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그 상황에서 바랄 수 있는 무망한 희망은 새누리의 창조적 분열입니다.
우리나라 보수진영이 제대로 민의를 반영하기 위해선 지금의 새누리로는 안 됩니다. 반드시 제대로 된 보수정당이 들어서야 합니다.
유승민 의원에게 기대를 걸까요? 정의화 의장에게 기대를 걸까요? 이 두 사람 모두에게 기대를 걸까요? 정의장이 새누리에 돌아갈 생각이 없다니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빌어봅니다.
‘두 분, 정말로 제대로 된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보수정당 하나 만드십시오!’
그러고 보니 우리가 할 일이란 그저 비는 것밖엔 없군요.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아니 선거 이후에도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설 때까지 성당에, 교회에, 불당에 가서 열심히 기도합시다. 저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2016. 3. 28)
'나의 주장 >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제 많은 더민주 정책공약 (0) | 2016.04.06 |
---|---|
벌써부터 공포가 밀려온다 (0) | 2016.04.01 |
주권자의 선택을 가로막는 선거법 이대로 둘 수 없다. (0) | 2016.03.19 |
진영이 더민주에 입당한다면...그러나 그건 진정한 희망이 아니다 (0) | 2016.03.18 |
국회의원이 그렇게도 좋다는 말인가 (2) | 2016.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