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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멋대로 살라

자기 멋대로 살라 위 사진은 내가 6년 전 이란을 여행할 때 찍은 사진이다. 나는 저렇게 메모하면서 3천여 킬로미터를 다녔다. 2013년에 책 를 내면서, 나는 나에 대하여 "나는 기록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스스로 소개했다. 우리 사회처럼 개성없는 사회가 세상에 또 있을까. 개성없는 게 개성인 이 사회에서 우리는 정말로 재미없게 살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도, 몸도, 패션도, 모든 게 같아야만 한다. 한 마디로 획일사회! 그래서 아이들은, 젊은이들은 괴롭다. 모두가 일류대학 들어가야 하고, 모두가 제한된 몇 몇 직업에 종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대접 받지 못하니 말이다. "나는 다르다, 누구보다 다르다." 이 말은 르네상스를 연 계관시인 페트라르카의 말이다. 사람은 다름에 의미가 있다. 달라야 ..

복지국가, 거기는 어떤 곳인가?

복지국가, 거기는 어떤 곳인가? 언젠가 이런 제목으로 복지국가에 대해 이야기 좀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페북에서 아래 기사를 보았습니다. 아래 기사는 스웨덴에 관한 기사인데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어 제가 설명을 해야겠네요. 적어도 기사 중 1, 2는 스웨덴 사회의 실체를 이해하는데 방해가 될 것 같아요. 그렇게 함으로써 자연스레 복지국가 무엇인지 제 첫번 째 이야기가 시작되는군요. 기사의 내용인즉, 스웨덴을 비롯한 북구사회가 사실은 매우 불편한 곳이고, 그것이 우리가 모르는 그들의 속살이라는 것이지요. 우선, 이것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스웨덴(북구를 대표하는 나라이니 이곳에 국한함)은 한국 사람이 언뜻 보면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크게 불편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더욱 거기도 요즘 세계화, 신자유주의 바람..

당신이 체포 구금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당직변호사제도의 기원)

당신이 체포 구금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은 본업과 관련하여 한 마디 하자.사람이 살다보면 경찰서, 검찰청 한 번 안 가고 살긴 어렵다. 선량한 사람은 해당 안 될 것 같아도 그렇지 않다. 경찰서, 검찰청에 가면 처음부터 주눅이 든다. 어제까지 검찰청에서 검사로 근무한 변호사도 검찰청사에 들어갈 때는 일약 갑의 기분에서 을의 기분으로 바뀐다고 한다. 게다가 체포되어 유치장 신세까지 져보라.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 것이다. 그래서 수사기관에 혹시나 체포 구금되었을 때 든든한 옹호자가 즉시 달려 오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변호사다. 이것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든든한 옹호자가 옆에 있어야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그래야 억울한 일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사진으로 읽는 인문학--근대의 합리적 이성이 위치한 곳?

사진으로 읽는 인문학--근대의 합리적 이성이 위치한 곳?--학문하는 자여, 종교에 함몰되지 말지니라, 정치에 함몰되지 말지니라 나는 1년 동안 스웨덴에서 연구년을 보냈다. 가족 없이 혼자서 말이다.작년 5월의 일이다. 스톡홀름에서 세미나가 있어 참석했다가 오는 길에 웁살라 대학을 들렀다. 웁살라 대학 박물관, 과거엔 학교 본관이었다. 맨 꼭대기 쿠폴라가 보인다. 이 대학은 1477년 설립된 스칸디나비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서 그 학문적 수준은 이미 오래 전에 세계적 대학의 반열에 들어갔다고 평가되는 곳이다. 그런 이유로 내가 스웨덴에서 체류하는 동안 한번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생물 분류법으로 잘 알려진 식물학의 대가 칼 린네가 지금으로부터 250여 년 전 바로 이곳에서 교수로 일했다. 이곳을 방..

신 서유견문(2) 알카트래즈, 그 철옹성의 감옥을 가다

신 서유견문(2)[알카트래즈, 그 철옹성의 감옥을 가다] 많은 페친들께서 제 견문기를 좋아하시니 내킨 김에 과거 써 놓은 글 몇 개 더 꺼내 놓아야겠습니다. 제가 노트북 컴퓨터를 처음 쓴 게 1995년부터입니다. 미국 유학을 결심하고 부리나케 배웠지요. 그 때까지 저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문서를 쓸 때 손으로 글을 쓴 다음 사무원에게 넘겨 타이핑을 시켰습니다. 1996년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 1년 전부터 컴퓨터를 익혔습니다. 삼성 노트북이 막 나온 것으로 기억하는 데 그것을 사서 워드 프로세스 기능과 통신기능을 익혔지요. 그 덕에 1995년 가을 미국 여행과 그 뒤의 미국 유학에선 어디를 가든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며 제가 보고 들은 것을 기록했습니다. 아래 글은 1996년 제가 있던 버클리에 가까운 샌프란..

진보와 보수에 대하여 그리고 나의 희망에 대하여

일요일 아침이다. 하늘을 보니 오늘도 무척 더울 모양이다. 며칠 전부터 머리를 떠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진보란 무엇인가, 보수란 무엇인가? 오늘 아침 이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본다.문자 그대로 진보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보수는 ‘현재를 지키는 것’이다. 한 사회에는 분명히 이 두 가지 성향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 이것은 보편적 현상이다. 우리 사회도 그렇다. 아니 어느 사회보다 이 성향간의 마찰이 심한 사회다. 진보주의자는 현재에 불만을 갖고 그것을 개혁해 새로운 현재를 만들려고 한다. 이에 대해 보수주의자는 현재의 질서를 존중하면서 내일도 가급적 오늘이기를 바란다. 보수주의자에게는 현재에 문제가 있어도 그 원형을 버릴 수는 없다. 약간의 보수를 가하는 정도에서 현재를 고수하고자..

변호사의 두 가지 문제

변호사의 두 가지 문제 내 페친 중 상당수가 변호사들일 것이다. 이 분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기에 오늘은 그에 관해 한 마디 하자. 제대로 변호사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변호사는 항상 두 가지를 고민한다. 하나는 사무실 유지다. 요즘은 돈을 많이 받는 고용변호사들도 적지 않지만 아직도 많은 수는 기본적으로 사무실을 유지 운영해야 하는 개업 변호사들이다. 이들은 사실상 기업의 경영자나 다름 없다. 때문에 다른 사업 경영인처럼 적절한 비즈니스를 해서 수입을 얻어 그것으로 직원들 월급, 건물 임대료, 세금 등을 내야 한다. 변호사의 순수입은 그 나머지다. 그런데 이런 사무실 운영이 해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옛날 변호사들은 그저 사무실에서 의뢰인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다. 변호사 수가 적으니 사건 수임에는 큰 어..

사법부, 민주주의 조종을 칠 것인가

[시론]사법부, 민주주의 조종을 칠 것인가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민주시민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낸 역사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헌법 제1조는 규정하고 있지만, 건국 이후 오랜 기간 이 규정은 독재자들의 칼날 앞에 무력했다. 독재자의 하수인으로 그 칼자루를 들고 설친 것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 정보기관이었다. 중앙정보부를 필두로 이름만 바꾸어온 이 정보기관은 선거 때마다 정치공작을 감행함으로써 주권자인 국민을 모독했다. 민주화의 성과로 이런 범죄행위는 사라진 듯했으나 2012년 국정원은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의 기술 수준에 맞는 역사적 사건을 일으켰다. 지난주 목요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는 국정원 댓글사건의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여러 범죄사실을 ..

박 조르바를 꿈꾸며

박조르바! 터키 마르마라 해협을 건너는 선상에서, 멀리 트로이를 바라다 보는 나를, 누군가가 찍었다. 나는 예전부터 지중해의 뜨거운 햇살 아래 내 몸을 던지고 싶었다.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면서 자유인 조르바를 동경했다.나도 그처럼 자유를 얻어 하늘 높이 훨훨 날고 싶었다.카잔차키스가 말하는 조르바는 이런 인물이었다. "조르바는 내가 오랫동안 찾아다녔으나 만날 수 없었던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살아 있는 가슴과 커다랗고 푸짐한 언어를 쏟아 내는 입과 위대한 야성의 영혼을 가진 사나이, 아직 모태인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였다."(그리스인 조르바, 이윤기 역, 22쪽) "지금 세상이 아닌, 좀 더 원시적이고 창조적인 시대였다면 조르바는 한 종족의 추장쯤은 넉넉히 했으리라. 그는 앞장서서 도끼를 ..

반 고흐그림이야기 30화(고흐와 에로티시즘)

빈센트 반 고흐 그림이야기 제30화(특집) 오늘로 고흐 그림 이야기 30화를 맞는다. 지난 한 달 반 동안 열심히 써 왔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 생각하여 특별한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에로티시즘! 고흐 그림 이야기를 하면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주제일 것이다. 나도 어디서 들어 보지도 읽어 보지도 못했다. 에로티시즘? 이게 과연 무엇일까. 내 나름대로 정의하면 그것은 성적 감정(sexual feeling)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성적 본능을 예술이라는 수단으로 표현하여 아름다움(美)의 영역으로 끌어 올린 것이 에로티시즘이다. 그럼 포르노그래피는 무엇일까? 그것은 보는 이를 오로지 성적으로 흥분시킬 목적으로 인체의 특정부위나 성적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이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