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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그림이야기 33화(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빈센트 반 고흐 그림이야기 제33화 고흐를 연구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료는 두 가지다. 하나는 그가 남긴 그림이다. 그는 십여 년 간 집중적으로 그림을 그려 놀랄 만큼 많은 작품을 남겼다. 유화 900여점, 드로잉 1,100여점! 그것을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연구하려면 그것도 꽤나 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또 다른 자료는 오늘 내가 설명할 고흐가 남긴 편지다. 고흐는 37세라는 짧은 생을 살았지만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아마도 인생을 쉼 없이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하는 사람이 60, 70세에서야 이룰 수 있는 업적을, 그는 나이 40 이전에 다 이루고 홀연히 갔다. 만일 그가 남긴 편지가 없었다면 그 고독한 천재의 불꽃같은 삶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겨지지 못한 채 ..

반 고흐그림이야기 37화(고흐 파리에서 새 여인을 만나다)

고흐 그림 이야기 제37화 이번 주 5일간 연속으로 글을 썼다. 나 스스로도 놀랍다.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글을 썼으니...... 나에게 어떻게 이런 힘이 있다는 말인가. 회를 거듭할수록 내겐 뚜렷한 목표가 만들어지고 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글을 써보자는 것이다. 단언하건대, 이글은 이제까지 나온 그 어떤 고흐 이야기와도 다른 종류의 글이다. 물론 글 여기저기에서 다른 이들이 쓴 글들을 참고했지만 글의 주제나 내용 그리고 형식은 전적으로 나의 창조적 발상에서 나온 것이다. 나는 이 가을 나의 모든 지적 역량을 발휘하여,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아니 세계에서 유일한, 고흐 그림 이야기를 페친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자, 이제 한 주일을 마감하는 금요일 아침의 주제로 들어가 보자.지난 번 제28화 ..

반 고흐그림이야기 43화(고뇌하는 사람들이여, 당신의 자화상을 발견하라)

빈센트 반 고흐 그림이야기 제43화 내가 고흐의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그의 인물화를 통해서다. 그가 그린 인물화는 미술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대번에 무엇인가 다른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만큼 특이했고 울림이 강했다. 인물화 중에서도 그의 자화상은 나의 눈을 사로잡은 자석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가 남긴 자화상은 그 어떤 것도 인상적이지 않은 것이 없었다. 내 고흐 그림이야기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 두 달 이상 고흐 그림이야기를 연재하면서 자화상도 두 번(제4화, 제11화)이나 다루었다. 하지만 그 정도만으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쉽다. 내가 고흐의 자화상에서 느낀 것 중 극히 일부만 건드린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이 시리즈가 끝나기 전에 한 번 더 다루어..

반고흐 그림이야기 44화(의자로 그린 두 천재의 초상화)

빈센트 반 고흐 그림이야기 제44화 미술 작품을 감상함에 있어 를 해독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겉으로 드러난 그림의 이미지 뒤에 숨어 있는 실제 의미에 다가가는 해석을 말한다. 원래 알레고리라는 말 자체가 ‘다른 것으로 말하기’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알레고리’적 그림에서는 작가가 어떤 것을 형상화했더라도 그것은 비유에 불과하고 실제 의도는 다른 것에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알레고리 기법으로 그린 작품을 볼 때는 그림의 이면에 숨어있는 작가의 의도를 알아내는 게 감상 포인트다. 이런 그림은 겉보기에는 의외로 평범한 게 많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소품 몇 개를 캔버스에 그리기도 하고, 일반적인 인물화나 정물화의 한 귀퉁이에 소품 하나를 살짝 얹어 놓는 경우도 있다. 이런 그림을 보면 사람들은 통상 이런 ..

반 고흐그림이야기 45화(고흐 그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팔리다!)

빈센트 반 고흐 그림이야기 제45화 사람이 살아 있을 때 제대로 평가를 받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많은 위인들이 죽은 다음에야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화가들의 세계를 보면 더욱 그렇다. 야속하지만 이들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그림 값으로 결정된다. 생전엔 종이 값도 받지 못하다가 사후엔 천문학적 가격으로 거래되는 그림들을 그린 화가들이 있다. 그들 삶을 생각하면 할수록 애석하기 그지없지만 이미 그들은 이생의 사람들이 아니다. 한국인 누구라도 최고의 화가로 좋아하는 이중섭(1916-1956)! 그는 나이 40에 가족과도 연락이 끊긴 채 쓸쓸히 병사했다. 이중섭은 생전에 대표작 을 비롯해 적지 않은 그림을 남겼지만 한 점 제대로 팔아본 게 없다. 이중섭만이 아니었으리라. 식민지..

이념을 넘어 3차 산업혁명을 논하자

[경향논단]이념을 넘어 3차 산업혁명을 논하자 가-가+우리 정치 현실을 살피면 보수와 진보논쟁을 빼놓을 수 없다. 모든 정치인은 이 두 개의 프레임에 스스로를 속박하고, 언론마저도 그 잣대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1980년대에 생긴 NL과 PD 논쟁은 아직도 진행되며, 이번 통합진보당 비례경선 사태에서 비롯된 진통도 그 궁극적 뿌리를 이들 이념논쟁과 연관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세상이 변했음에도 진보진영이 여전히 철지난 사상과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물론 보수진영이 실망스러운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종북 운운하며 개XX 논쟁이나 벌이고 있으니 말이다.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은 다양하다. 시장, 복지, 경제성장, 환경, 남북문제, 대외관계 등에서 두 진영은 상당한..

빈센트 반 고흐, 새벽을 깨우다

박찬운 교수의 신간 혼신의 힘으로 쓴 특별한 저자 박찬운(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인권법 분야의 산 증인이자 개척자 중 한 사람입니다. 그는 변호사로 활동했고, 국제인권법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서를 낸 학자이기도 합니다. 그가 이번엔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이야기를 책으로 냈습니다. 저자는 평소 로스쿨에서 인권법을 연구하고 강의하면서 법학에 인문학적 정서를 연결시키는 데 깊은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그 관심은 법학분야를 넘어 지난 몇 년간 몇 권의 인문학 책으로 대중과 만났습니다. 2011년 , 2013년 (문광부 우수문학도서), 2014년 가 바로 그것들입니다. 이번의 는 저자의 4번째 인문 교양서로 그의 관심사가 이제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되었음을 알리는 반가운 저서입니다...

빈센트 반 고흐 49화(고독한 존재여, 우리 모두는 고흐다!)

고흐 그림이야기 제49화(최종) ㅡ나의 이야기를 끝내며ㅡ 오늘 드디어 마지막 회다. 지금 시각 새벽 4시. 나는 이 글을 온 정성을 다해 쓴다. 가족들 모두 곤히 잠을 자고 있는 이 신새벽에, 소리 없이 일어나, 고흐의 그림과 씨름을 한 지 어느덧 세 달이다. 이렇게까지 글을 쓰려고 계획한 건 아니었는데, 여기까지 왔다. 지난 8월 페북에서 우연히 ㅡ이것은 제48화에서 쓴 네이퍼와 그레고리가 쓴 고흐에 관한 새 전기 의 페이지였다ㅡ를 발견했다. 무심결에 를 눌렀더니 일주일이면 두세 번 고흐 그림을 볼 수 있었다. 그 그림 중에는 내가 이제껏 보지 못했던 작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볼 때마다 탄성을 질렀다. 고흐가 이런 그림도 그렸단 말인가? 그림에 감동하였고, 한편으론, 평소 고흐 그림에 대해 좀 안..

빈센트 반 고흐 48화(고독한 천재의 최후)

빈센트 반 고흐 그림이야기 제48화 고흐는 1890년 7월 29일 동생 테오의 품안에서 죽었다. 공식적 사인은 자살이다. 후대의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자연스레 받아들였다. 그는 광인으로서 미친 듯이 그림을 그렸고 최후도 광인답게 권총자살을 했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고흐가 사후 신화적인 존재가 된 데에는 자살도 한 몫을 했다. 만일 고흐가 생전에 그 천재적인 예술성을 인정받았다고 하자. 피카소처럼 90세 정도까지 살면서 그림 값도 제대로 받아 억만장자가 되었다고 하자... 이렇게 되었더라도 지금과 같이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고흐를 좋아했을까? 아닐 것이다. 그가 건강하고 마침내 장수까지 했더라면 그의 그림도 달라졌을 것이다. 그가 말했다시피 그림은 고뇌의 표현이어야 하는데 건강하고 오래 산 고흐의 ..

<세월호>와 <카트>에 줄 수 있는 대답은?

와 에 줄 수 있는 대답은? 빈센트 반 고흐 그림이야기를 종료한 후 당분간 안거에 들어가고자 했다. 머리도 식히고 생각도 정리할 겸... 그런데 일요일 새벽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금요일 어느 모임에서 관련 동영상을 보았다. 어제는 오랜만에 극장에 가 를 보았다. 연이틀 눈시울을 적셨다. 극장에선 많은 관객들이 소리 없이 우는 소리가 상영 내내 이곳저곳에서 들렸다.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국민의 안전도 보장하지 못하는 국가, 국민의 생존도 보장하지 못하는 국가, 그것이 국가의 실존이라면, 굳이 대한민국이라는 배에 우리가 승선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국가는 좋으나 싫으나 우리의 운명이라는 철지난 국가주의적 사고로 이 모든 것을 덮으려 하지 말자. 생각 같아서는 나부터 당장이라도 한바탕 저주를 퍼부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