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인생/서울 이곳저곳 12

국립묘지에서 본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민낯

박정희 대통령 묘소, 참배객 오른쪽으로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앉아 있다. 그들은 박정희 육영수 두 사람의 사진을 앞에 놓고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그런데 묘지 옆에는 하얀 옷을 입은 20여명의 사람들이 박정희, 육영수 두 사람의 사진을 앞에 놓고 무슨 염불을 외우고 있었다. 하도 가관이어 조용히 그들에게 다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 보았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박정희 장군님은)..4.19로 나라가 혼란할 때 혜성같이 나타나 나라를 구하시고, 20년간 장기집권을 하시어 나라의 기틀을 만들고, 새마을운동으로 나라를 완전히 개조하시었다.” 21세기 개명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코미디지만, 생각하면 이들도 대한민국의 거룩한 국민인 것을 부정할 순 없다. 세 번째, 유물전시관에 들어가 보니 고개를 갸우뚱..

용산중앙박물관에 중앙아시아 유물이 있게 된 사연

용산 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3층에 올라가면 중앙아시아관이 있다. 이곳에 갈 때마다 의문이 들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유물들이 서울 한복판까지 와 있을까. 이 유물들은 중국령 중앙아시아, 곧 타클라마칸 사막을 둘러싸고 있는 오아시스 도시 유적에서 온 것이다. 둔황, 트루판, 쿠차, 호탄 등등. 우리나라 고고학탐사단이 거기까지 가서 발굴한 것도 아닐 테고, 우리 박물관이 그 많은 돈을 들여 어딘가에서 사들였을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이 유물들을 박물관에 기증을 했다는 말인가. 전시실 어디에도 이런 의문을 풀어줄 설명문은 붙어있지 않다. 중국령 중앙아시아는 타클라마칸 사막을 중심으로 그 남쪽으론 곤륜산맥, 서쪽으론 파미르 고원, 북쪽으론 천산산맥으로 둘러싸였고, 북동쪽으론 고비사막으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