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고독과 슬픔

고통 속에서도 웃자 ㅡ이 또한 지나가리라ㅡ

박찬운 교수 2019. 3. 7. 04:40

고통 속에서도 웃자
ㅡ이 또한 지나가리라ㅡ


사람들은 나를 보면 부러울 게 없을 것 같다고 한다. 솔직히 말하면 내 한 몸뚱이만 보면 그렇다. 돈 많은 사람도, 권력을 가진 사람도 크게 부럽지 않다. 내가 그들보다 못 한 게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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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 부러워하는 이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다.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사는 사람, 큰 것 바라지 않으면서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 나는 그들이 진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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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꽤나 어렵게 하는 것은 주변 가족의 고통스런 삶이다. 오린 기간 그들 삶 자체가 내겐 아픔이었다. 최근엔 생노병사의 고통이 크다. 나의 형님은 중병에 신음하면서 어느 요양병원의 중환자실에서 거친 숨을 쉬고 있다. 아버지는 말기 암으로 시시각각 죽음의 공포 속에서 사신다. 장모님은 수년 간 24시간 간병을 받으며 노후를 보내신다. 자식은 곧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부모로서 크게 준비한 것이 없으니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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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제에도 나는 몸에서 분출하는 본능을 이기지 못하며 낭만을 헤맨다. 세상 돌아가는 것이 못 마땅할 때는 참지 못하고 한 마디 한다. 마음 한 가운데서 고통이 찾아옴에도 가르치는 자의 위엄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밝은 낯으로 자신 있는 태도로 학생들을 대하려고 최면을 걸고 강의실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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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밖이 온통 회색빛이어 걱정이 돼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불안한 마음이 엄습한다. 얼마 후 간신히 통화가 되었는데 아닌 것도 아니라 상태가 심상치 않다. 주변에 사는 형에게 급하게 전화를 해 응급실로 모시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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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응급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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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이렇다. 그렇지만 웃고 이기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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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보는 분들... 살아가는 것이 조금 어렵더라도 잘 이겨냅시다! 그 또한 지나갈 것입니다.(2019.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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