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고독과 슬픔

어머니

박찬운 교수 2019. 2. 26. 18:20

어머니

19년 전 이맘 때. 어머니는 생을 마감했다. 68세. 가시기엔 너무 이른 나이였다. 평소 건강한 분이라 일찍 가실 것을 누구도 예상 못했는데... 암 판명 6개월 만에 세상을 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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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돌아가시는 순간 나는 어머니 옆에 있었다. 지금도 그 상황이 선하다. 사람이 숨이 끊어질 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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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던 누이가 그것을 보자 쓰러졌다. 나는 누이를 업고 한 층 아래 병원 응급실로 뛰었다. 갑자기 뇌졸중이 찾아온 것이다. 어머니 마지막 가시는 모습이 누이에겐 크나 큰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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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살 팔팔했던 나는 어느새 중년이 되었다. 이제 반백을 넘어 올백이다. 아이들도 컸다. 주변 환경도 많이 변했다.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생각났다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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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난다. 대전공원묘지. 어머니가 잠드신 곳이다. 어머니 생전에도, 사후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뵙지 못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게으른 불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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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생각한다. 어머니가 지금 살아 계시다면... 늙으신 아버지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 내 삶도 조금은 더 좋았을 것이다. 조금은 더 평안했을 것이고, 조금은 더 즐거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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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된장찌개가 먹고 싶다.

(2019. 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