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또 쓴다, 세상에 진심을 전한다
-보물창고 1004호를 기념하며-
쓰고 또 쓴다, 세상에 진심을 전한다
-보물창고 1004호를 기념하며-
나는 2010년 이후 대중을 위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분야는 다양했다. 책과 예술, 여행, 영화 그리고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에 이르기까지, 내가 알고 느끼고 경험한 모든 것을 글로 풀어내는 일이었다. 글쓰기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나와 사회를 잇는 다리였다.
지성무식(至誠無息). 지극한 정성은 쉼이 없는 법이다. 나는 이 자세를 사랑한다. 아는 것을 드러내기보다, 끊임없이 배우고자 하는 마음. 알고 싶고, 보고 싶고, 느끼고 싶은 갈망. 그 갈망이 나를 오늘로 이끈다. 그래서 글을 쓸 때마다 항상 최선을 다한다. 오늘 하루를 진심으로 살고, 그 삶의 결을 글로 새긴다.
특히 사회적 사건에 대한 참여에서 글쓰기는 중요한 통로였다. 촘스키 선생의 말대로 '진실을 말하고 거짓을 드러내는 것이 지식인의 의무'다. 나와 같은 법률가는 더욱 그래야 한다. 12.3 내란 사태 이후, 나는 70편이 넘는 글을 썼다. 대부분은 법률적 문제를 중심으로 한 나의 생각과 제안이었다. 이 글들 중 일부는 오마이뉴스 등 언론 매체를 통해 퍼져 나갔고, 사태의 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론에 작은 힘이 되었다. 내 글이 누군가의 판단에 도움을 주고, 방향을 제시했다는 사실에서 글쓰기의 보람을 느낀다.
지금까지 쓴 글은 원고지 2만 장에 이른다. 그 수치보다 더 소중한 것은 그 속에 담긴 시간과 감정, 사유의 깊이다. 나는 이 글들을 내 개인 블로그에 주제 별로 분류해 보관하고 있다. 이곳이 나의 보물창고다. 세상과 나눈 지식의 기록, 그리고 삶의 흔적들. 그 글들이 있어 나는 노후를 걱정하지 않는다. 물질이 아닌 정신의 자산이 나를 지탱해준다.
원래 10년만 대중적인 글을 쓰려고 계획했었다. 그것이 지금 완성되었다. 어제 자로 1004개의 글이 보물창고에 들어가 있다. 며칠 간 고민했다. 이것으로 끝내야 하는가. 아니면 앞으로도 글쓰기를 계속해야 하는가. 아직 완전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앞으로도 또 10년을 더 쓰는 계획을 세운다면 무리한 계획일까. 분명한 것은 내가 그것을 완성한다면 어떤 작가와도 견줄 수 있는 거대한 보물창고를 완성할 것이란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명성도, 돈도 아니다. 글을 통해 누군가와 생각을 나누고, 그들의 삶에 작은 울림을 전하는 것. 이것이 지식인의 사회적 나눔이라 믿는다.
오늘도 나는 묻는다. 나는 얼마나 알고 싶은가, 얼마나 보고 싶은가, 얼마나 느끼고 싶은가. 이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며 나는 또 한 편의 글을 쓴다. 이것이 2000호를 향한 새로운 출발일지 모른다.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되길 바란다. (2025. 4. 18)
'삶의 여정 >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폭싹 속았수다' (0) | 2025.03.22 |
---|---|
나는 그날을 기대한다-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며- (7) | 2024.10.11 |
나는 골방에 틀어박혀 무슨 일을 하는가 (2) | 2024.07.14 |
'자유란 무엇인가' 종강사(2024년 1학기) (0) | 2024.06.12 |
화양연화 (1) | 2024.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