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정치

언제까지 우매한 백성으로 살 것인가

박찬운 교수 2016. 2. 11. 20:21

언제까지 우매한 백성으로 살 것인가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인공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하자 정부가 이성을 잃었다. 대책을 말한다는 게 사드 배치와 개성공단 철수다.


사드 배치는 전문가들의 말을 전부 종합하면 북한의 도발에 대한 남측의 대응이 될 수 없다. 그것은 오로지 미국의 이익에만 봉사하는 조치다. 그저 한미일 동맹체제에서 종속적 관계에 있는 한국을 이용해 미국이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만일 이것이 배치되면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회복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을 것이다. 중국은 언제든지 우리보다 많은 카드를 갖고 있는 수퍼 파워이다. 중국이 어떤 카드를 쓰느냐에 따라 안보 문제를 떠나 우리 경제까지 심대한 타격을 받을 수가 있다.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환경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어떤 지역사람들이 사드 배치를 찬성하겠는가. 대구사람들이? 평택사람들이? 부산사람들이? 만약 이것이 현실적으로 배치된다면 밀양 송전탑, 제주 강정리 이상의 반대가 예상되는 데 정부는 이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도대체 정부는 무슨 이유로 사드를 배치하려고 하는가.


개성공단의 철수는 어린애한테 물어보아도 대실책이다. 거의 자살적 행위나 마찬가지다.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끈이 개성공단인데, 이것마저 없어진다면 한반도의 긴장은 지금보다 훨씬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당장 개성공단의 후방으로 뺐던 군대를 그곳으로 옮긴다면 어떻게 될까. 개성공단에 투자했던 설비를 몰수조치한다고 선언하면 어떻게 될까. 100명이든 200명이든 개성에 남아있는 남쪽 사람들을 억류한다고 선언하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도대체 어떤 법적 근거로 수백 개의 기업이 사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날 갑자기 철수를 하라고 하는가. 법치국가에서 이런 일이 백주 대낮에 일어난다? 법치주의를 아예 통채로 부인한다는 말인가.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위해 이런 위험한 결단을 내린단 말인가.


긴장국면을 조성하는 게 4월 총선을 위해 좋다는 말이 들린다. 정말 그래서 이런 결단을 하는 것인가. 그렇게 해도 이 나라 백성은 무조건 여당을 찍을 것이다? 정령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인가. 이건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국민으로선 치욕이다.


이 모욕과 치욕을 갚아주는 방법은 총선에서 철저히 국민이 ‘갑’이 되는 수밖에 없다. 국민이 원하는 게 뭣인지를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야권은 연대해야 한다. 두 당, 세 당이 나온다 해도 막판에선 반드시 한 사람으로 단일화해라. 그러기만 하면 선거로 국민의 힘을 보여줄 수 있다. 이제 야권은 야권연대를 위한 방법을 논의하라. 바로 지금이 위기이자 기회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우린 영원히 새누리당의 하늘에서 사는 수밖에 없다. (2016.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