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과 경제적 효과
모름지기 의료대란이 현실화되었다. 한 권력자의 독단과 독선이 가져 온 비극이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볼 때 민주주의는 경제의 발전과 후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민주주의는 한 번의 투표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동참을 전제로 한 민주적 토론으로 결정된다.
언필칭 민주사회에서 민주적 토론 없이 힘으로 밀어 부치는 어떤 정책도 실패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경제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준다. 이번 사태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지 않아도, 환율의 변화가 크지 않아도 비민주적 정책결정 하나만으로도 우리 경제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여실히 알게 한 사건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경제발전의 개념이다. 경제발전은 반드시 GDP의 상승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제부터의 경제발전의 개념에는 국민 후생(welfare)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한다. 국민의 행복추구와 복리증진을 위협하는 경제성장은 숫자의 놀음일 뿐 우리 삶에 의미가 없다. 그런 면에서 이번 사태의 경제적 효과(마이너스 효과)를 판단할 때는 단지 일정 기간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혹은 만들어 내지 못한) 재화와 용역의 시장가치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를 통해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은 수술률 감소 등으로 막대한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그것은 마이너스 경제 효과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것보다 더 중대한 마이너스 효과는 국민의 후생적 관점에서의 손해이다. 몇 가지만 열거하면 이런 것이다.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위협하는 상황이 심각하다(많은 환자가 응급실 뺑뺑이를 당하고 있고, 제 때에 수술 등 치료를 받지 못해, 죽거나 질환이 악화되고 있다.).
-의대생이 학교 수업을 못 받고, 전공의들이 수련을 포기함으로써 발생된 현재 및 미래 손해가 막대하다.
-이 사태로 인해 앞으로 수 년 간 의대교육이 어렵게 되고, 그로 인한 의사의 질 저하, 의료시스템의 악화가 예상된다.
-사회 전체가 이 문제를 가지고 소득 없는 토론과 비판을 함으로써 가져온 기회비용도 막대하다.
이런 것을 모두 포함한 경제학적 분석이 필요하다. 그래야 비로소 이번 사태의 경제적 분석에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경제학자들에게 이 효과분석에 한번 도전해 보길 감히 청한다.(2024.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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