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정치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친구들에게

박찬운 교수 2024. 3. 10. 18:50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친구들에게

 

선거철이다. 우리의 관심사는 온통 정치에 가 있다. 당연한 일이다. 더욱 현 정권의 실정을 2년간 목도하다 보니 이번 선거가 정권을 따끔하게 심판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퍼져나가고 있다. 정권 심판을 위해선 능력 있고 심지가 굳은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하고 우리 시민들은 그들을 응원해야 한다. 내 주변에도 이번 선거에 적잖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 이미 공천을 받아 열심히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공천 절차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사람도 있다.

정치에 나서겠다는 사람들이 연락이 오면 의례 격려를 한다. 이왕 생각을 그리 했으니 꼭 당선해 좋은 뜻을 펼쳐보라고 덕담을 한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선 의문이 드는 때도 많다. 저 친구가 과연 잘해 낼 수 있을까? 이제껏 살아온 것을 보면 저 세계를 알 것 같지 않은데 왜 갑자기 정치를 한다는 것이지? 저 친구가 그동안 해온 일은 결국 정치인으로서의 약력이 필요로 해서 했던 것인가? 아무리 봐도 잘할 것 같진 않은데 어째서 저리 욕심을 내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이 씁쓸하기도 하다.

이 정치의 계절에 정치 일선에 나서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해 나의 바람이 있다면 이런 것이다.

우선 정치를 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으면 좋겠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 험난한 길에 나섰는지 누구에게라도 당당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저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앞서면 안 된다. 결코 정치꾼이 되지 말고 한번을 해도 이상을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정치가가 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자신의 능력을 냉철하게 점검하는 게 좋겠다. 국회의원은 입법활동을 기본으로 하면서 수많은 이해관계자를 설득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나의 전문성과 경험에 비추어 과연 그런 일을 잘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런 생각을 제대로 하지 않고 국회의원이 된다면 많은 사람을 실망시키고 머지 않은 장래에 본인도 주저앉고 말 것이다.

셋째, 우리가 원하는 국회의원은 특권을 내려놓고 봉사와 희생을 요구하는 자리라는 점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행여 어디 가서 가오 잡고 대접 받는 것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둔다면 그동안 우리가 그토록 비난해 온 정치꾼들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과연 나는 그렇지 않을 각오가 되어 있는지 잘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왕 정치의 길에 들어섰으면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인기를 위해 과도한 할리웃 액션을 취할 필요는 없다. 국민들이 당신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고 있으니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굳은 의지를 갖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솔직히 나는 위의 바람 어느 한 가지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실 정치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어 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훌륭한 정치 지망생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는 일을 찾는 것이다. 부디 이번 선거에서 미래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좋은 자질의 정치인들이 다수 탄생하길 두 손 모아 빈다. (2024.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