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정치

정치권에 들어가는 사람들이여, 이 말을 기억하라

박찬운 교수 2024. 3. 17. 10:25

정치권에 들어가는 사람들이여, 이 말을 기억하라

 
이번 총선은 매우 중요하다. 무도한 정권을 심판해 나라 운영의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나라 거덜 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런 이유로 총선에 나서는 민주진보 진영의 후보자들의 승리를 기원한다. 부디 모두 당선되어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호를 바로 잡으라.
내 주변에 있는 지인 중에서 여러 명이 이번 총선에 나선다. 제자도 있고, 과거 함께 일했던 후배도 있다. 그동안 보아 왔던 바로는 모두 좋은 정치인이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 이들이 국회에 들어간다면 여의도 풍경이 많이 바뀌리라 기대한다.
하지만 좋은 정치인을 넘어 훌륭한 정치인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되기 위해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노파심에 그것을 말하니 이 몇 가지를 꼭 기억하기 바란다.
 
하나, 머리를 차갑게 하라.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은 모두 머리가 뜨겁다. 무슨 약을 먹었는지 눈이 충혈되어 있고 얼굴이 벌겋다. 24시간 흥분 상태에 있는 것 같다. 가슴은 뜨겁게 하되 머리는 차갑게 하라. 들뜨지 말라. 구름 위에서 발을 딛지 말고 단단한 땅에 두 발을 굳게 디뎌라. 생활에 밀착하라. 악수를 너무 좋아하지 말고 펜을 가지고 다니며 적어라.
 
하나, 사람 변했다는 소리를 듣지 말라.
정권을 향해 포효하는 것은 좋다. 용감한 정치인이 되라. 그게 당신이 할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건방진 사람으로 발전하면 곤란하다. 대우받는 것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저 사람 어제의 그가 아니네’ 하는 소리를 들어선 안 된다. 용감한 정치인을 보는 것은 좋지만 오만한 사람을 보는 것은 불쾌하기 짝이 없다.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이다. 하는 일이 바뀌었을 뿐 당신은 어제의 그 사람이어야 한다. 변함없는 바로 그 사람이어야 한다.
 
하나, 공사를 엄격히 구별하라.
공적인 자리에선 국회의원으로서 합당한 행동을 해야 한다. 그런 자리에선 적절한 예우를 받을 수도 있으나 사적인 자리에선 국회의원 티를 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과거보다 더욱 낮게 임하라. 가족이나 친구와 밥을 먹기 위해 식당에 가면 누구도 당신을 국회의원이라 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치자금이 사적 용도에 사용되지 않도록, 관용차를 공적용도 외에 사용하지 않도록, 보좌진을 사적 영역으로 들이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하나, 소신 있게 행동하되 재선을 구걸하지 말라.
내가 아는 당신은 전문가다. 정치를 해야 밥을 먹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소신 있게 행동하고 임기 동안 공복으로서 여한 없이 일하라. 정치판의 특정 계파에 속해 보스의 행동대장이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언제든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면 훌훌 털고 본업으로 돌아온다는 마음으로 일하라. 그렇게 일하다 보면 당신의 정치적 생명 연장 여부는 국민이 결정해 줄 것이다.

부디 좋은 정치인을 넘어 훌륭한 정치인이 내 주변에서 많이 나오길 두 손 모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