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사법

변호사회 회장 선거를 보며

박찬운 교수 2015. 9. 27. 09:10

변호사회 회장 선거를 보며


요즘 변호사회가 선거기간 중이다. 2년간 변호사 단체를 맡을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내가 한마디하고 싶은 것은 후보자들의 공약에 관한 것이다.


전국변호사단체의 최상급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후보와 전국 변호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서울변호사회 회장 후보들이 대부분 페친인 관계로 이분들의 선거공약을 나는 매일 같이 대한다.


그런데 후보자들 공약 중 한가지 애석한 것은, 이익단체로서의 공약은 넘치지만, 공익단체로서의 변호사단체로 인정받기 위한 공약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변호사를 해온 내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요즘 변호사들의 삶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법률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변호사 수의 급증이 가장 큰 이유이다.


변호사단체가 그 회원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일하는 것은 본연의 임무다. 하지만 변호사단체가 거기에만 올인하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그것을 잃으면 변호사 전체의 앞날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변호사단체 선거는 대체로 양파전으로, 한쪽은 변호사단체의 이익단체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나왔고, 다른 한쪽에선 인권단체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나왔다.


90년대 초부터 나는 변호사회 선거에 곧잘 선거참모로 참여했다. 나는 주로 후자를 대변하는 후보들의 선거를 도왔고, 다행스럽게도 거의 대부분 선거에서 승리했다.


내가 도왔던 변협회장으로 그런 분들을 꼽으라면 김홍수, 김선, 김창국, 박재승 변호사가 그들이다.


당시 우리의 선거공약 첫번째는 불의한 정권에 강력한 비판자로서의 변호사단체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이제 변호사단체의 인권옹호, 재야단체로서의 사명은 물건너 간 것인가?


나는 변호사들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변호사 단체가 여전히 인권옹호의 사명을 전면에 내세우고, 필요한 경우 정권의 실정에 대해서 정면으로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 없이는 국민의 신뢰를 받을 길이 없다.


이번 선거에 로스쿨 교수인 나는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하지만 내 친정인 변호사회의 수장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이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길 간곡히 호소한다. (2015.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