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정치

조국론(III), (IV)

박찬운 교수 2019. 9. 5. 04:44

조국론(III)

조국 후보자 물러나라는 여론이 높다. 내 페친 다수가 이 정권 지지자인 이 공간에서도 그렇다. 그러니 이젠 조국을 지지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나는 몇 번의 글을 통해 조국을 지지해왔다. 

페친 들이 아쉬움과 실망을 표시한다. “박 교수님이 이런 상황에서 지지할 줄 몰랐습니다. 저는 박 교수님과 뜻을 달리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친구들이 늘고 있다.

나는 왜 조국을 지지하는가. 그가 받고 있는 의혹이 모두 사실무근이며 억울한 일이기 때문에? 그가 없으면 검찰개혁이 안 될 거라는 확신이 서기 때문에? 모두 아니다. 

그가 받고 있는 의혹 중 일부는 위법성 여부를 떠나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그가 검찰개혁의 적임자라는 데에도 사실 기대는 하지만 확신은 없다. 많은 법률가들이 조후보자에 대해 비판의 날을 가는 것을 가벼이 볼 것은 아니다. 그들 말을 경청해야 한다.

그럼에도 내가 조국 후보자에 아직 기대를 거는 것은 사실 소박한 이유다. 나는 사람을 잘 버리지 않는다. 오랫동안 보아오면서 나름 신뢰를 갖게 된 사람에 대해선 더욱 그렇다. 

신뢰할 수 없는 야당과 언론이 무차별적으로 제기한 의혹만으로, 30년 간 그가 말해온 진보의 가치를 이중인격자의 헛소리였다고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기 그지없는 태도이다

청문절차에서 그동안 제기되었던 의혹에 대해 성의껏 해명하고 이해를 구하길 바란다. 사실이 아닌 것은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사실로 드러나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긴 문제에 대해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하길 바란다. 검찰개혁 등과 같은 정책문제에 대해선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국민의 여망을 이루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보여 주길 바란다. 

페친 들께서도 그 때까지 여유를 갖고 진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진짜 여론은 그 이후에 나타날 것이고,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2019. 8. 27)

 

조국론(IV)

내가 이곳에 글을 쓰면서 어떤 사태에 대해 섣불리 예측하거나 분석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언론보도 이상의 정보도 없으면서 전문가연하는 것은 내 주제를 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제 조국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의 의미에 대해선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해 의혹이 있다고 해서, 야당이 정략적으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청문회 전에 본격적인 수사인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검찰이 뭔가 작정을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그게 무엇일까?

여러 견해가 분분하지만 검찰이 조국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거부한다는 시그널로 보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해석인 것 같다. 그 이유에 대해선 여기서 설명할 필요는 없다.

대통령으로선 정치권의 어떤 반대가 있더라도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검찰의 저런 반발(정치적 개입)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검찰이 판을 바꾼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 상황에서 조국 후보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어제 그의 말대로 검찰수사와 관계없이 자기 길을 가는 수밖에 없다.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해야 한다.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비전을 보여줄 것은 자신 있게 보여줘야 한다.

그 다음 일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여론이 향방을 가늠하는 자가 될 것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조국이 무엇이 되든, 대한민국 사회를 위해 뭔가를 하고자 한다면, 이 고비에서 그냥 무너지면 안 된다. 후퇴를 하는 한이 있어도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연후, 천명을 기다리는 것이다.(2019.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