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윤석열의 난

탄핵 법정 X소리 관전 방법

박찬운 교수 2025. 1. 25. 04:15

탄핵 법정 X소리 관전 방법

 

탄핵심판 재판정에서 윤석열 측의 발언을 듣다 보면 코미디가 따로 없다. 뻔한 사실을 부인하고, 말이 안 되는 말을 주절대고, 우기고 조롱한다. 이럴 때는 재판관이든 국회 측 대리인이든 반대신문으로 시원하게 X박살 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그런데 그런 장면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국민들은 그저 그 X소리를 들어야만 하는 일이 다반사다. 속이 상한다.

 

법정에서 지혜로운 변호사는 이럴 때 빛을 발한다. 참아야 한다. 상대가 X소리를 할 때 그 문제를 파고들어 상대를 KO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만일 그랬다가는 KO는커녕 상대의 변명만 들어주는 결과를 낳는다. 상대가 눈치 있는 자라면 자신의 진술의 허점을 깨닫고 그 자리에서 진술을 번복하고 그럴듯한 변명을 시도한다. 그 때서야 반대신문을 한 변호사는 괜한 일을 했다고 후회를 한다.

 

상대가 X소리를 하면 그대로 놓아두라. 그 자리에서 반박하지 말라. X소리는 그 자체로 소중한 증거.(, “의원을 끄집어 내려고 한 것이 아니고 요원을 끄집어 내려고 한 것이다.” “계엄은 군인들이 부당한 명령이나 위법한 명령에는 말을 듣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등등). 반박은 결심한 후에 서면으로 하거나 최종 변론 시에 하라. 그래야 그 X소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재판관들이 당사자나 증인이 X소리를 할 때 캐묻지 않는다면 이유가 있는 법이다. 진술자의 X소리를 불이익한 사실을 인정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겠다는 의도다. 만일 재판관이 즉시 반대신문을 통해 진술이 X소리라고 하면서 캐물으면 그것은 재판관이 진술인에게 번복할 기회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은 사실 그 진술을 활용해야 하는 측으로서는 유감스런 장면이다.

 

고로 윤석열 측이 X소리를 할 때 복창이 터지더라도 참을 필요가 있다. 참는 자가 결국은 이기는 법이다.

(2025.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