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공분
방금 전에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 수사발표가 있었습니다. 예상대로 수사는 가다가 그치고 말았습니다. 누가 보아도 상급자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 사건임에도 결국 실무자 몇 명을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는 끝나고 말았습니다. 맥 빠지는 수사지요.
저는 이 순간 왜 우리는 이런 중대한 국가범죄에서도 이렇게 밖에는 단죄할 수 없을까 하는 무력감을 느낍니다. 문제의 출발은 국정원이지만 그러한 범죄를 가능케 한 것은 권력입니다. 권력이 용인하지 않는 한 국정원 댓글 사건,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은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왜 권력은 항상 그 모양일까요. 그것은 국민이 무섭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건이 일어나도 국민이 엄하게 권력을 꾸짖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이지요. 이런 사건이 일어남에도 정권에 대한 지지도는 변함이 없는 현실, 이것이 바로 이런 사건의 근본적 원인이 아니겠습니까.
국민의 공분, 공적 분노가 하늘을 찔러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권이 국민을 무서워해야 합니다.(2014. 4. 14)
요즘 사토 겐이치의 소설 <프랑스 혁명>을 읽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파리 민중이 드디어 바스티유를 점령하는 대목을 읽었습니다. 민중의 분노가 극에 달했을 때, 그 뇌관을 건드리자 마자 혁명의 불길은 맹렬하게 타올랐습니다. 그 뇌관에 불을 붙인 이는 당시 제3시민이라고 하는 지식인들이었지만 역시 혁명은 민중의 분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게 없었던들 파리시민들이 루이 16세가 보낸 총과 대포로 무장한 수 만의 병사들과 어떻게 싸울 수 있었을까요.
대한민국의 국가범죄,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그런 범죄에 대하여 우리 시민들이 어떻게 하면 공분을 느낄까요. 어떻게 하면 그 공분을 선거로 연결시킬 수가 있을까요. 파리시민이 들었던 총칼은 우리에겐 선거이고 투표입니다. 민중의 선거혁명, 투표혁명은 어떻게 하면 일어날까요. 그리하여 견고했던 요새이자 감옥, 바스티유가 민중의 손에 들어갔듯이, 대한민국의 권력 그것이 민중의 손으로 들어오는 것은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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