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단상

일요단상-10년의 지혜-

박찬운 교수 2024. 7. 7. 12:31

일요단상-10년의 지혜-

 

세월은 간다. 오늘의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 쉬어가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때다. 사진은 지난 남미여행 중 파타고니아의 토레스 델 파이네 호숫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때 모습

 
나이를 먹어가면서 약간의 지혜를 얻는다면, 그것은 '자제'입니다. 옛날 같으면 크게 게의치 않고 말하고 썼지만 요즘은 머릿속에 따지는 게 많습니다. 그게 좋은지 나쁜지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SNS(페이스북) 공간에 들어온 지 어느새 10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이 공간도 변화가 많았고 제 글쓰기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 공간은 시간이 갈 수록 상업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 페친들의 글보다 광고가 더 많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공간에서 글 다운 글을 써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지난 10년 간 제가 한 일 중에서 이것을 빼고 저를 설명할 수 없을 겁니다.
 
그렇게 글을 써왔지만 요즘은 진짜 한계상황에 온 것 같습니다. 어떤 글도 크게 세상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에 글쓰기를 주저합니다. 그렇다고 제 마음속 이야기를 시시콜콜 이 공간에서 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동안 얻은 '자제의 지혜'는 저에게 이렇게 속삭이고 있습니다.
 
1. 이제는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그저 너 하고 싶은 것이나 하라.
2. 주제 넘게 이것저것에 관여하지 말라. 너 잘 할 수 있는 것 몇 개만 골라 거기에 집중하라.
3. 작은 일에 신경 써라. 오늘 점심을 어느 식당에서 해결할 지가 이곳에서 글 쓰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
4. 남의 평가에 연연해 하지 말라. 이 공간에서 좋아요 수 천 개를 받아도 그 글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10년의 지혜라 생각하니 조금 쓸쓸하군요. ㅎㅎ 혹시 내일 말하는 지혜는 이것과는 다른 이야기일까요? 월요단상은 여러분에게 시원한 사이다가 될 수 있을까요? 만일 그렇다면 그것이 대수로운 일일까요?
일요일 아침 잠시 저의 독백이었습니다.
(2024.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