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인생/기타

미륵반가사유상

박찬운 교수 2015. 9. 26. 19:38

미륵반가사유상을 보면서...



심란한 마음을 달랠 때, 나는 그림을, 사진을 본다.

내 컴퓨터 속에 보관된 수천, 수만 의 사진을 하나씩 넘기다 보면 조금 마음이 정리된다. 이 살풍경의 한국 정치... 잠시 접고 사진 몇 장을 감상해 보자.

국보 78호. 미륵보살의 머리에 쓴 보관이 화려하다. 일월식이라 하는데, 해와 달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 보관이다. 중앙박물관 소장. 


국보 83호. 나는 78호보다 이것을 더 좋아한다. 일본 광륭사의 미륵보살과 너무나 흡사하다. 머리에 쓴 관은 아주 심플하다. 중앙박묵관 소장.


국보78호와 83호가 동시에 전시되어 있다. 2015년 가을 국립중앙박물관은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라는 불상 특별전을 하면서 이 두 국보를 동시에 전시했다. 이런 전시는 11년만이라고 한다.


위 두 미륵반가사유상은 대한민국이 세계 불교미술에 내놓을 수 있는 최고 걸작품이다. 국보78호와 83호다. 이 두 국보는 용산중앙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다. 매년 이 두 불상은 교대로 전시된다. 올해(2015년)는 78호가 전시되어 있고, 내년에는 83호가 전시될 것이다.

이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이야말로 한국 불교미술의 최고봉이다. 첫번째 사진 78호와 두번째 사진 83호를 언뜻 보면 비슷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보살의 머리 위를 장식한 보관. 83호는 단순한데 78호는 화려하다. 78호의 보관을 일월식 보관이라 하는데, 설명에 의하면 사산조 페르시아의 양식이라 한다. 이 양식이 간다라 불상에 영향을 주고 실크로드를 타고 결국 동방 끝 서라벌에 도착했다.

저 미륵은 무엇을 생각하는가? 갸날픈 손가락을 얼굴에 대고 눈은 반쯤 감고 ...

국보83호는 2014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으로 나들이를 갔다 왔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최고의 보물을 내 보낼 수 없다고 하였지만 우여곡절 끝에 전시를 마치고 돌아 왔다.


일본 코류지(광륭사)의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 어떻게 저보살이 일본에 가서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보물이 되었을까?


마지막 사진은 일본 나라 코류지(광륭사)의 목조미륵반가사유상이다. 이것이 바로 일본 국보1호로 알려진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국보83호와 너무나 흡사하다. 저것은 분명 한 사람이 만들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렇게 닮을 수가 없다! 더군다나 저 불상을 만든 목조는 적송,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자라나는 소나무다!

그러니 저 불상은 한반도에서 간 것이 분명하다!

...

논쟁은 그만두고 세 불 상을 하나하나 찬찬히 돌아 보자. 야스퍼스는 말했다. 저것이 바로 인간 실존의 참모습이라고!

지금 세월이 엄중하다. 지혜가 필요하다. 저렇게 손가락을 얼굴에 살며시 대고 눈을 반쯤 감고 생각에 잠겨볼까? 지혜가 무엇인지, 이 난마같은 정국을 어떻게 풀어갈 지... 나는 생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