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지혜 26

뻔한 이야기 그렇지만 너무나 중요한 이야기

뻔한 이야기 그렇지만 너무나 중요한 이야기 아이를 기르는 부모,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들이 자식과 학생들에게 제일 많이 해야 할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건 내가 나이 50대에 들어서부터 본격적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오늘 그 생각을 여기에 간단히 남긴다. 이 이야기는 나의 이번 학기 종강사이기도 하다. 운동해서 건강하자몸은 정신의 물적 기초다. 몸과 정신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몸이 부실하면 결국 정신도 부실하다. 그러니 강건한 정신을 유지하려면 몸 또한 부단히 강건하게 만들어야 한다. 꼭 몸짱이 될 필요는 없다. 그저 팔 다리 튼튼하면 된다. 허구한 날 잔병으로 병원신세 지는 것에서 해방될 수 있으면 된다. 그러나 그 정도의 건강도 노력하지 않으면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음식은 절제하고 많이 걸어야..

괜찮은 삶에 대하여

괜찮은 삶에 대하여 매년 내 주변엔 새로운 법률가가 탄생한다. 올해도 백 명이 넘는 젊은 법률가가 배출되었다. 그 중엔 11명의 사법시험 합격자가 포함되어 있고, 수석합격자까지 탄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합격자들이 인사차 연구실을 찾아온다. 그 때 격려한다는 차원에서 덕담을 전하는 데 생각해 보니 대부분 어떻게 하면 인생을 훌륭하게 살 것인가 하는 말을 했던 것 같다. 최근 들어 나는 주변 사람에게 특별히 도덕적 삶을 강조하지 않으려 한다. 옛날에는 주제도 모르고 이런저런 훈계의 이야기를 자주 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그런 잔소리는 가급적 안 하려고 노력한다. 삶에는 수많은 변수가 있어 어떤 특정한 삶을 강요한다는 게 얼마나 가당치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어떤 삶에 대해 젊은 친구들에게 조..

인권의식에 대하여... 나는 아직도 멀었다

인권감수성에 대하여... 나는 아직도 멀었다 아주 오래 전 일이다. 그러나 나는 그 일을 아직도 정확히 기억한다. 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으니. 1984년 2월 어느 날 오전 나는 사법시험 1차 시험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시험지를 받고나서 30분도 채 안 되었는데 몸에서 이상한 조짐이 나타났다. 소변이 마려운 것이다. 여러분들은 이런 일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가? 애석하지만...게임은 끝난 거다. 사법시험 1차 시험이란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고도의 긴장이 유지되지 않으면 안 된다. 출제자는 매우 디테일한 부분에서 함정을 파놓기 때문에 수험생은 눈에 불을 켜고 그것을 찾아야만 한다. 그런 상황에서 아래에서 이상한 신호가 온다? 그거 참 미치는 일이다. 아마도 시험에 대한 부담 때문에 전 날 ..

진보와 보수에 대하여 그리고 나의 희망에 대하여

일요일 아침이다. 하늘을 보니 오늘도 무척 더울 모양이다. 며칠 전부터 머리를 떠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진보란 무엇인가, 보수란 무엇인가? 오늘 아침 이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본다.문자 그대로 진보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보수는 ‘현재를 지키는 것’이다. 한 사회에는 분명히 이 두 가지 성향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 이것은 보편적 현상이다. 우리 사회도 그렇다. 아니 어느 사회보다 이 성향간의 마찰이 심한 사회다. 진보주의자는 현재에 불만을 갖고 그것을 개혁해 새로운 현재를 만들려고 한다. 이에 대해 보수주의자는 현재의 질서를 존중하면서 내일도 가급적 오늘이기를 바란다. 보수주의자에게는 현재에 문제가 있어도 그 원형을 버릴 수는 없다. 약간의 보수를 가하는 정도에서 현재를 고수하고자..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한국적 민주주의’를 읽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한국적 민주주의’를 읽다 88올림픽도로를 타고 여의도를 지나다 보면 우람하게 서 있는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이 보입니다. 여러분은 그 건물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저는 그럴 때마다 한 마디를 합니다. “저 국적 없는 의사당 건물을 보라.” 국회의사당이 준공된 것은 1975년. 당시 몇 몇 건축가들이 이 의사당 건축에 참여하여 설계안을 제출했습니다. 결국 최종안은 몇 작품이 절충되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그 어떤 응모작품에도 돔 설계는 들어가 있지 않았습니다. 돔이 들어간 것은 건축가들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권력자들의 아이디어였습니다. 당시 건축에 참여했던 건축가들은 원 설계가 평지붕인데 어떻게 거기에 돔을 올리냐면서 극력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권력자들의 귀에 ..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에 대하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에 대하여> 나의 주 관심사 중 하나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다(맑스 말하길 세상의 철학은 세상을 해석만 했지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다 했는데 내가 그 꼴인 것 같다만...).나는 오래동안 인권의 발전이 어떤 계기를 통해 이루어졌는지를 주의 깊게 관찰해 왔다. 오늘은 그 과정에서 발견한 매우 중요한 하나를 나누고자 한다.(다 들으면 싱겁다 할 것이지만)복잡한 설명을 쉽게 하는 방법은 예를 드는 것이다. 다음 상황을 잘 읽어 보기 바란다. 이것은 실제 있었던 상황이다.상황(1990년 초) 변호사 갑은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A를 변호하고 있다. 갑은 구치소에 구속되어 있는 A를 만나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접견을 신청했다. 그런데 변호인 접견실에 가보니 교도관 을이 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