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의 마지막에 섰습니다. 매년 이때가 되면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는 결심을 했지만 언젠가부터 그저 조용히 보내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런 저를 돌아보면서 마지막 날 새벽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올해 저는 환갑을 넘겼습니다. 육십갑자 한 바퀴를 돌고 새로운 육십갑자를 향해 발을 내딛는 해였습니다. 이제 머리는 반백이 아니라 올백이 되었고 어딜 가나 영감님 소리를 듣습니다. 가끔 다리가 아프면 지하철에서 노약자석에 앉는 것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3년 임기의 인권위원이란 공직도 이제 마지막을 향해 달려갑니다. 제 인생에서 일로 인해 몇 번 몰입한 시기가 있었는데, 아마 지난 3년이 그런 시기의 하나로 기억될 것입니다. 제 능력의 한계가 있었지만 일에 대해선 큰 여한이 없습니다. 그만큼..